은행권 불안감에 빠져나온 자금, 코인시장으로 유입
은행위기에 연준 금리 인상 폭 축소 관측도 영향
19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은 지난 7일간 31% 넘게 올랐다. 이 기간 시총 상위 코인인 이더리움과 바이낸스코인도 각각 20%, 19% 뛰었다. 리플과 카르다노(에이다)도 각각 4.24%, 10.42% 올랐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비트코인은 가상자산 전문 은행 실버게이트가 8일 청산을 발표하면서 급락했다가 이틀 뒤인 10일 SVB 파산 사태가 벌어지면서 오히려 급등세를 연출했다. 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코인들이 강세를 보이는 것을 두고 전통 은행들의 위기 요인이 가상자산과 무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여기에 중소형 은행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유입된 것도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의 칼럼니스트인 네빈 프리먼은 “은행은 돈을 보관하기에 가장 안전한 장소라는 것이 상식으로 통했지만 SVB와 실버게이트, 시그니처은행의 붕괴는 그러한 믿음을 뒤흔들었다”면서 “실버게이트와 시그니처 파산 원인으로 초반에 가상자산이 지목되기도 했지만, SVB는 디지털 자산의 직접적 영향이 크지 않았다. 결국,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이 사태의 전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코인데스크의 또 다른 칼럼니스트인 조지 칼루디스는 ‘비트코인이 미국 은행 위기 속 확실한 승자’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은행의 실패와 금리 인상을 둘러싼 담론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강하게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은행 시스템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나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로 위기를 맞은 것이 아니라, 금리 인상의 여파로 균열을 보이는 것”이라며 “이런 담론은 결국 ‘은행이 파산하면 돈을 빼서 비트코인을 사라’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은행 붕괴 사태를 맞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폭이 종전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가상화폐 시장을 움직이는 동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