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소폭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한국 증시는 0.5% 하락 출발 후 경기 침체 이슈에 따른 외국인 수급 불안 등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FOMC를 앞두고 관망 심리가 높은 가운데 업종 차별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미국 증시가 금융주 급락 여파로 부진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다. 특히 이러한 금융업종의 리스크 확대는 결국 기업들에 대한 대출 축소 등으로 이어져 경기 침체 가능성이 부각될 수 있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증시에는 부담이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음에도 NDF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는 등 원화 약세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이는 결국 외국인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한국 증시 투자 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주말에 미국 중견 은행 협회의 은행 건전성 발표, CS와 UBS 합병 협상 등이 진행되고 그 결과가 월요일 금융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우호적이다.
◇한지영·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 국내 증시는 SVB발 은행권 위기 여진 속에 3월 FOMC, 한국 3월 수출, 미국·유로존 등 주요 제조업 PMI 등 대내외 대형 이벤트에 영향을 받으면서 변동성 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SVB가 촉발한 은행권 유동성 위기는 중앙은행의 누적된 긴축 효과라는 일정부분 예상가능한 악재 성격으로 볼 수 있다. 또 지난주 중 연준과 미 연방예금보험공사가 예금자 비보호 대상에 대한 보장을 해주거나 연준이 BTFP를 통해 최대 1년간 금융기관에 장부가 기준으로 대출을 해주기로 결정하는 등 당국 차원에서 기민한 조치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은행권 위기가 단기에 소강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가시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일부 시장참여자들로 부정적인 피드백을 통해 심리적으로 사태의 심각성을 자기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준 데이터 상 3월 9~15일 일주일간 은행들 연준의 재할인창구(Discount Window)를 통해 전주 대비 약 30배 이상 달하는 금액인 약 1500억달러를 빌려간 현상(2008년 금융위기 당시 1100억달러를 상회)을 놓고서도 마찬가지다. 이는 위기에 휩싸인 은행권에 유동성이 주입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은행들이 추가적인 뱅크런에 대비하고 있다는 취약함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재정위기에 휩싸인 CS를 UBS에서 3.2조달러에 인수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연준, ECB 등 중앙은행들이 달러 스왑 협정을 통해 기존 7일 단위로 진행되는 것을 일간 단위로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치를 발표하는 등 주말 중에도 잇따른 후속 조치가 출현하고 있다는 점은 상기 불안심리를 상당부분 완충시켜주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예상 가능했던 악재의 범주 내에 있는 이벤트이자, 정부와 금융당국 역시 추가적인 대응으로 사태 진화에 나설 것인 만큼, SVB 발 사태가 증시의 추가 폭락 혹은 약세장 재진입을 초래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점은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