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 주총 의안 9개 중 4개 반대…송효진 부문장 재선임 ‘반대’
20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기금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9일 애플의 주총 안건 중 아서 레빈슨 의장과 앨 고어에 대한 이사 선임의 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행사 사유는 “재임기간이 20년이 초과해 장기연임에 따른 독립성 취약 우려”로 밝혔다. 뿐만 아니라 △시민권 및 비차별 관련 감사 실시 △중국 관련 감사 실시 △이사회 정책 △인종 및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 보고 의안에 대해 반대했다.
아서 레빈슨 의장은 스티브 잡스 퇴임 이후인 지난 2011년 11월 애플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애플 이사회 의장직을 10여년간 맡고 있는 것이다. 앨 고어 이사는 지난 2003년 3월에 애플 이사회 멤버로 합류했다. 그러나 최근 애플 주주들이 앨 고어 이사를 이사회에서 해임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비영리단체이자 기업 윤리 감시 기관인 국가법률정책센터(NLPC)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통해 주주들에게 주총에서 고어 전 부통령에 대해 반대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번 애플에 대한 의결권 행사 공시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사전 공시 지침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에 대해서 보유지분율이 10%를 넘거나 국내주식투자전체의 1%를 웃돌면 의결권 행사에 대해 사전공시해야 한다. 작년부터는 해외주식도 이 기준을 따르기로 했다. 지난 2021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애플 투자 평가액은 7조8637억 원이다. 자산군 내 비중은 3.06%, 지분율은 0.23%다. 이번 사전 공시는 애플 주식 비중이 자산군 내에서 1%를 넘었기 때문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에 대해서도 반대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고 있다. 오는 22일 주총을 앞둔 롯데칠성음료 안건 9개 가운데 4개에 대해 반대했다. 총 10개 의안 가운데 9건은 기금운용본부의 투자위원회에서 입장을 결정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건에 대해서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책위)에서 ‘찬성’ 입장을 밝혔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여부는 통상적으로 기금운용본부 내에 구성된 투자위원회에서 본부장 전결로 결정한다. 투자위원회에서 판단하기 곤란한 사안이거나 ‘콜업’한 의안에 대해서는 수책위에서 의결권 행사 방향성을 결정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롯데칠성음료의 주총 안건 절반가량 반대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며 “국민연금이나 수책위의 반대 의결권 행사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