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열풍에 뜬 구리·리튬…EU핵심원자재법 수혜 받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7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오타와/AP연합뉴스

구리와 리튬 등 원자재들의 수요가 늘면서 관련 상장지수증권(ETN)·상장지수펀드(ETF)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전기차 산업의 덩치가 커지고 있는 데다 증권가에선 유럽연합(EU)이 발표한 핵심원자재법(CRMA)의 수혜를 입을 거란 예상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블룸버그 코퍼 싱글(Bloomberg Copper Single TR) 지수를 추종하는 TRUE 구리 선물 ETN은 4.89% 상승했다. 지난 한해 동안 6.16% 하락했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블룸버그 코퍼 싱글(Bloomberg Copper Single TR)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TRUE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도 올해 들어 4.15% 상승했다. 이외에 QV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H) 3.97%, 신한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 3.85% 등 올랐다. 해당 상품들은 지난해 각각 -25.15%, -30.09%, -25.27% 하락한 바 있다.

구리와 리튬 관련 ETF 상품도 일제히 상승세다. TIGER 구리실물 ETF도 지난해(-7.39%) 부진을 딛고 올해 4.72% 상승 중이다. 지난해 26.96% 하락했던 TIGER 글로벌리튬&2차전지SOLACTIVE ETF는 올해 3.42% 올랐다.

(출처=NH투자증권)

지난해 부진했던 구리와 리튬 등 금속 원자재 관련 상품들이 최근 전기차 산업의 급성장에 힘입어 일제히 강세다. 그린에너지 시대 전기차의 필수 소재로 쓰이면서 공급 대비 수요가 오르자 가격이 연일 치솟은 영향이다.

유럽연합이 최근 발표한 핵심원자재법의 수혜도 점쳐진다. 유럽연합은 법안을 통해 친환경·디지털 산업에 필수적인 원자재들의 대중국 의존도를 65% 아래로 낮추겠다는 목표로 핵심 원자재(Critical raw material) 16개를 선정했다. 여기에는 구리, 리튬, 니켈 등 유럽내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으로 분류되는 신재생 에너지, 디지털, 우주 방산에 활용되는 원자재들이 포함됐다. 향후 에너지 전환 국면에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예상에서다.

(출처=대신증권)

증권가에선 수요와 공급 양측면을 고려했을때 구리와 리튬 등 핵심 원자재들은 이번 법안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에너지 전환에 있어 희소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원자재를 재조명한 만큼 밸류체인 상에서 산업금속에 대한 경쟁이 심화될 거란 예상이다.

고찬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략 원자재는 전기화에 있어서 구리, 배터리에 있어서 리튬과 니켈 등을 대체하기에 어렵고, 부족할 시 유의미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은 원자재임을 감안했을 때 향후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며 “미국에 뒤이어 유럽이 핵심 광물에 대해 확보하는 움직임은 결국 광산에서부터 금속의 가공까지 밸류체인 전반에서의 산업 경쟁도가 증가한다는 것을 내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산업금속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점이 향후 구조적 수요 성장의 근거”라며 “2030년까지 보수적인 에너지 전환 시나리오(ETS)에서도 각 금속의 수요 중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출처=대신증권)

전략 원자재 관련 기업들의 수혜를 점치는 예상도 나온다. 양극재와 동박 관련 상장사도 유럽 내 밸류체인 구축 과정에서 기회가 주어질 있다는 분석이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양극재(리튬·니켈·코발트·망간)와 동박(구리)이 핵심원자재법의 간접적 수혜 대상이 될 것”이라며 “결국 광물부터 소재를 거쳐 배터리로 이어지는 전 밸류체인이 모두 유럽 내 구축이 필요하며, 선제적인 현지 진출 업체에 EU 차원의 중장기적 지원 및 혜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