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아파트값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에도 나홀로 상승 중인 곳들이 있어 관심이 쏠린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값이 오른 이유는 일자리, 교통 등 여러 지역적 특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내에서도 개발 호재가 있는 일부 지역 중심으로 가격 하락 방어에 성공했다.
21일 KB부동산 월간 시계열 조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전년 동기 대비 6.5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울(-6.44%)과 수도권(-8.82%)이 모두 하락했고, 6개 광역시(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역시 7.94% 떨어졌다.
다만 경기 이천시(6.33%), 강원 강릉시(6.27%), 충남 논산시(4.17%) 등은 지난해보다 아파트값이 올랐다.
이천시의 경우에는 SK하이닉스의 대규모 공장 신설로 인한 효과가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021년 2월 SK하이닉스는 이천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 M16을 짓고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향후 추가 투자 규모는 약 20조 원이며, 2026년까지 총 6만 명 이상의 고용 창출을 낸다는 목표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천시 부발읍 이천현대3차 아파트 전용면적 59㎡형은 지난달 2억700만 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 같은 평형은 지난해 1월 1억9500만 원에 거래된 바 있다. 1년 새 1200만 원 소폭 상승했다. 다만 최근에는 금리 인상의 여파로 거래가 줄고, 가격도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천 부발읍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면서 직주근접 수요가 늘어 지난해 거래가 늘고, 아파트값도 크게 올랐다”면서도 “올해 들어서는 고금리 여파로 다시 거래가 줄고, 가격도 급매 위주로 소폭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원 강릉시는 양양고속도로, 강릉KTX 등 철도와 도로교통이 개선되면서 수도권과 접근성이 좋아지자 아파트값 상승세로 이어졌다. 향후 강릉~인천 경강선 고속철도사업(2026년), 강릉~부산 동해남부선(2023년) 등 신규 노선들도 들어설 예정이다. 교통 인프라 이외에도 천연물 바이오산업 육성 국가산단도 조성될 계획이라 배후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강원은 강릉시 외에도 원주시(1.64%), 춘천시(0.79%) 등 주요 도심지에서 전년 대비 아파트값이 상승했다.
전북에서는 전주시 아파트값이 전년 동기 대비 2.7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주시는 공시지가 1억 원 이하 저가 아파트 위주로 투자가 몰렸다. 정부는 공시지가 1억 원 이하 주택은 보유 주택 수와 상관없이 기본 취득세율 1.1%를 적용하기로 한 바 있다. 국토부 조사에 따르면 전북 아파트 전체 45만 가구 가운데 공시가격 1억 원 이하 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은 5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서는 전체 25개 구 가운데 용산구와 종로구 등 2개 지역이 아파트값 하락세 속에서 선방했다. 지난달 기준 용산구 아파트값은 전년 동기 대비 0.61%, 종로구는 0.63% 각각 소폭 상승했다. 특히 용산구의 경우에는 이촌동 일대 정비사업 진척과 더불어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이슈가 호재로 작용했다.
신고가 거래도 간간이 이어지고 있다. 재건축 단지인 용산구 이촌동 삼익 아파트 전용 105㎡형은 지난달 17억3300만 원에 신고가를 고쳐 썼다. 해당 아파트 직전 신고가는 2019년 16억4000만 원이었는데 이와 비교하면 약 5.67%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