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 스타트업 연구모임 ‘유니콘팜’ 주최로 열린 ‘제3회 스타트업 토크’에서 미용ㆍ의료ㆍ광고플랫폼 ‘강남언니’ 사용자 대표로 자리한 박일 루호성형외과 원장은 이같이 밝혔다.
‘스타트업과 윈윈은 불가능한가 : 제로섬에서 포지티브섬으로’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로톡ㆍ삼쩜삼ㆍ강남언니ㆍ닥터나우 등 전문직 서비스 플랫폼을 이용하는 변호사ㆍ의사ㆍ소비자 등이 자리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박일 원장은 플랫폼이 성형외과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악습을 끊고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랫폼에서 쉽게 후기를 찾아볼 수 있게 되면 온라인 카페 운영자에게 뒷광고를 주고 나쁜 후기를 삭제하는 등의 악습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예전에는 브로커가 외국 환자를 유치해주며 ‘수수료를 얼마 이상 맞춰달라’고 요구하면 끌려다닐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아도 된다”며 “플랫폼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없어진다면 음성적 과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양소연 씨는 아이 두 명을 키우면서 비대면 진료를 제공하는 ‘닥터나우’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양 씨는 “소아과 진료를 받으려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해서 전쟁과 다를 게 없다”면서 “비대면 진료로 빨리 약을 받아 급한 증상을 진정시킨 후 병원에 가면 부모도 안심되고 아이도 덜 아파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니콘팜과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전문직 서비스 플랫폼 스타트업 인식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8명은 전문직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 선택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말에 동의했다. 본인 및 가족 중에 변호사, 의사, 세무사 등 전문직 종사자가 있는 경우에도 소비자 선택권을 보다 중시해야 한다는 입장이 67.1%에 달했다.
소비자의 인식은 긍정적이지만 대한변호사협회‧한국세무사회‧대한의사협회 등 직역단체들은 플랫폼에 꾸준히 반대의 목소리를 내왔다.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플랫폼에의 종속을 낳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전문직 종사자들은 이러한 주장이 ‘기우’라고 말했다. 닥터나우를 사용한 지 3년이 됐다는 예성민 SNU현대의원 원장은 “접수ㆍ수납ㆍ결제 모든 과정이 앱에서 해결돼 의사는 진료에만 신경쓰면 된다”며 “오히려 서비스 질은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예성민 원장은 “비대면 진료의 위험성과 서비스 질 하락을 걱정하는 것은 의사가 아닌 환자”라며 “증상이 심각하다고 느끼는 환자가 플랫폼을 쓰지 않는다. 의사들이 비대면 진료 오남용을 앞서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을 이용한다는 민태호 법무법인 선승 대표변호사도 “변호사로 일한 지 15년 된 나도 로톡을 유용하게 쓴다”면서 “로톡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지인수입‧전관프리미엄‧사무장 의존 없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다. 변협의 주장은 ‘근거 없는 두려움’”이라고 말했다.
앞선 인식조사에 따르면 법률‧세무 서비스 플랫폼에 반대하는 직역단체 주장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한 소비자의 비중이 높았다. 변호사 단체의 ‘변호사의 공익성 보호를 위해 플랫폼서비스가 금지돼야 한다’는 입장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61.4%로 나타났다. 의료광고, 원격의료 서비스 플랫폼의 경우 직역단체의 주장에 대해 긍정과 부정 의견이 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