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걸어요"…꼭 가봐야 할 국립공원 봄길

입력 2023-03-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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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이다. 극심한 한파에 두꺼운 겉옷으로 꽁꽁 싸매고 다녔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20도 이상의 기온을 보이며 따뜻한 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수년간 우리를 괴롭히던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며 일상을 회복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상쾌한 마음으로 맞는 봄이라 더 즐겁다. 이렇게 좋은 날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도록 문을 박차고 나가는 것은 어떨까? 특히 국립공원공단이 추천한 봄길을 걸으며 자연이 주는 봄의 향기에 취하는 건 짧은 봄을 마음에 새길 가장 뛰어난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지리산 맹세이골 자연관찰로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 지리산 맹세이골 자연관찰로 (탐방 시기 추천: 4월 첫째 주)

숯을 구우며 살았던 산촌 마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으로 숯가마 터와 주막터가 보존돼 있으며 사람이 살았던 초가집도 복원되어 있다.

인근에 있는 사찰인 대원사 스님들의 다비식을 치렀던 다비장터의 흔적과 호랑이가 앉아 있었다는 호랑이 바위 등 잔잔한 이야기가 숨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숯을 구우며 살았던 산촌 마을이라 맹세이골에는 참나무가 주 수종을 이루고 봄이면 큰구슬붕이, 각시붓꽃, 노란 매미나물 군락지와 관찰로를 따라 앙증맞게 피어있는 개별꽃들이 또 다른 길동무가 되어 준다.

작은 새들과 다람쥐를 쉽게 볼 수 있는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관찰로는 지리산 맹세이골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1.82km 코스의 예상 소요 시간은 50분이다. 문의 전화는 055-970-1000

▲천은사 보듬길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 지리산 천은사 상생의 길 (탐방 시기 추천: 3월 셋째 주)

천은사 상생의 길은 천은사, 환경부, 국립공원공단, 전라남도 등 8개 관계기관의 협력 끝에 이뤄진 천은사 문화재 관람료 징수 폐지를 기념하고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공존하는 의미를 되새겨 보기 위해 조성한 길이다.

교통약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무장애 탐방로인 누림길은 저지대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자연 및 문화 체험이 가능해 국립공원의 가치를 다양한 계층에서 즐길 수 있다.

상생의 길 중 보듬길과 누림길 구간을 걸으면서 연분홍 진달래와 멸종위기종 원앙 등 다양한 생명과의 만남을 통해 자연의 신비를 체감해 볼 수 있다. 또한, 저수지 제방길의 탁 트인 풍경과 화사한 봄의 훈풍에 실려 오는 벚꽃 감상을 함께 할 수 있어 일상 속 쉼표를 찍어 볼 수 있다.

2.3km 코스의 예상 소요 시간은 60분이다. 문의 전화는 061-780-7733

▲경주 삼릉숲길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 경주 삼릉숲길 (탐방 시기 추천: 4월 첫째 주)

삼릉은 경주 남산의 서쪽 기슭에 동서로 3개의 왕릉이 나란히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신라 8대 아달라왕, 53대 신덕왕, 54대 경명왕 등 박씨 3명의 무덤이 있다.

삼릉은 무덤 자체보다도 그 주변의 소나무 숲으로 더 유명하다. 삼릉숲은 곧게 뻗은 소나무가 아니라 햇빛을 받기 위해 이리저리 휘어진 소나무들로 이뤄져 있어 봄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삼릉계곡 석조여래좌상, 선각육존불 등 경주 남산에 잘 보전된 문화 유적도 함께 만날 볼 수 있어 역사 이야기를 나누며 발걸음도 멈출 수 있다.

0.6km 코스의 예상 소요 시간은 30분이다. 문의 전화는 054-772-7616

▲얼레지 군락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 한려해상 금산 복곡탐방로 (탐방 시기 추천: 3월 셋째 주)

한려해상 국립공원 복곡탐방로는 남해 금산의 복곡 제2주차장에서 금산 정상 일원까지 이어진 구간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봄철에는 탐방로를 거닐며 공원 내 자생하는 생강나무, 제비꽃, 양지꽃, 현호색 등 다양한 야생화를 볼 수 있으며, 특히 봄꽃의 여왕이라 불리는 얼레지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금산 정상에는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보리암이 있다. 남해 앞 바다의 수십 여개 섬들을 볼 수 있고, 날이 좋으면 석가모니가 다녀갔다는 남해 최남단 무인도서 ‘세존도’도 관찰할 수 있는 점은 한려해상 복곡탐방로만의 매력이다.

1.0km 코스의 예상 소요 시간은 30분이다. 문의 전화는 055-860-5811

▲다도해 관매도 마실길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 다도해 관매도 마실길 (탐방 시기 추천: 3월 둘째 주)

관매도는 한반도의 남쪽 끝, 진도군 조도면에 위치한 섬으로 온화한 날씨 덕에 사계절이 푸른 곳이다. 관매도(觀梅島)라는 섬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섬에는 봄철이면 매화와 야생화들이 앞다퉈 꽃망울을 터뜨리며 지천으로 피어나 향긋한 봄의 내음을 먼저 전해주는 곳으로 유명하다.

관매도 탐방은 관매마을, 관호마을 등 섬 안의 3개 마을을 거점으로 섬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고즈넉한 마실길에서 시작된다.

3km 이어진 고운 모래사장이 한적하고 평온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관매 해변과 3만 평 규모의 푸른 소나무 숲이 어우러진 곰솔숲부터 걸음을 옮기다 보면 천연기념물인 후박나무,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섬 특유의 민속신앙이자 방풍담인 우실 등 8가지 테마로 이뤄진 마실길을 만날 수 있다.

국립공원 첫 번째 명품 마을로 지정될 정도로 자연의 신비로움과 삶의 휴식을 느낄수 있는 관매도에서 매화꽃 만발한 봄날의 즐거운 마실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4.0km 코스의 예상 소요 시간은 60분이다. 문의 전화는 061-542-1430

▲다도해 서편제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 다도해 서편제길 (탐방 시기 추천: 4월 첫째 주)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슬로시티로 유명한 청산도는 남쪽 땅끝 완도에서 배편으로 50분 떨어져 있는 섬마을이다. 배편에 차를 적재해 섬마을까지 이동이 가능해 편의성을 높였다.

이곳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개발되지 않은 청정지역을 걸을 수 있는 다양한 슬로우 코스가 있다.

대표 슬로우 코스 1길은 옛 논두렁 돌담길 사이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있어 영화, 드라마 등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한국 영화 최초 100만 관객이 넘은 '서편제'가 촬영된 후 이 길은 서편제길로 불리게 됐다. 돌담길을 돌며 진도아리랑을 부르던 촬영장소와 세트장이 그대로 남아 청산도를 찾는 탐방객이 최고로 손꼽는 장소이다.

입구에서 약 5㎞를 걸어 해안가를 돌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맑은 날은 제주도도 볼 수 있다. 특히 봄에는 유채꽃과 동백꽃이 만개해 걷는 이의 흥을 돋우는 장소다.

5.0km 코스의 예상 소요 시간은 90분이다. 문의 전화는 061-550-0900

▲변산반도 개암동 벚꽃길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 변산반도 개암동 벚꽃길 (탐방시기 추천: 4월 첫째주)

개암동 벚꽃길 탐방코스는 개암저수지 입구에서 개암사까지 저수지와 벚꽃을 즐길 수 있는 탐방코스이다. 개암저수지를 둘러싼 목재 데크를 지나 개암사까지 30분 정도 걸으면서 저수지와 벚나무의 자연경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이곳의 벚나무는 규모에서 풍성함을 더하기 때문에 이른 아침의 벚꽃길은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벚꽃이 개화하는 4월 중에는 개암동 벚꽃축제가 개최되니, 부안 지역의 먹거리와 벚꽃을 즐기실 분들이 찾으면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2.0km 코스의 예상 소요 시간은 30분이다. 문의 전화는 063-582-7808

▲덕유산 구천동어사길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 덕유산 구천동어사길 (탐방 시기 추천: 4월 셋째 주)

'박문수전'에서 어사 박문수가 구천동을 찾아 어려운 민심을 헤아렸다는 설화가 전해오는 길로 탐방로가 계곡을 따라 이어져 있다.

덕유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에서 구월담까지 총 1.6km로, 구천동 계곡을 따라 형성된 무주구천동 33경 중 '제16경 인월담'부터 '제21경 구월담' 구간의 아름다운 명소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특히 계곡물을 바로 옆에서 보면서 걷는 기분은 마치 탐험을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상당히 흥미롭다.

1.6km 코스의 예상 소요 시간은 40분이다. 문의 전화는 063-322-3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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