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28일 주총에서 FCP와 글래스루이스 간 의견 갈려
KT도 차기 CEO 후보자 선임 앞두고 몸살…국민연금 반대
글로벌 의견권 자문사,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에 높은 영향
최근 국내 시장을 휩쓴 행동주의 펀드로 시작된 2023년 주주총회 제안이 대내외 의결권 자문사와 외국인 등 소액주주 등에 발목 잡히면서 주총 표 대결에 이목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국내 또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외국인 투자자 등 각기 다른 주체들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주주총회가 끝나기까지는 주주 행동주의가 제안한 안건들의 향방을 알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개최되는 KT&G 주주총회에서 FCP(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와 안다자산운용 등 행동주의 펀드들이 제안한 주주제안 안건들이 대거 상정됐다. 이들이 제안한 내용은 사외이사 증원,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 배당금 상향 등이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FCP를 비롯한 주주 행동주의가 제안한 안건에 모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세계 2위 의결권 자문기관인 글래스루이스는 KT&G 이사회 측과 뜻을 함께하는 의견을 냈다.
또 다른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대신경제연구소(한국ESG연구소)도 KT&G 이사회가 제안한 사외이사 현행 유지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안다자산운용이 제기한 증권 안건에 대해 “현재 구성의 이사회가 충분히 독립적으로 보이며, 이사회의 운영 효율성을 위해 현원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사회와 손을 맞잡았다.
반면 시민단체 경제개혁연대와 자매기관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행동주의 펀드 쪽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CGCG는 “현행 6명 유지 안에 비해 8명 증원 안건이 통과될 경우 소수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가 참여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제고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KT도 주주총회를 앞두고 차기 CEO 후보 선임 안건을 두고서 대주주들과 의결권 자문사 간의 대립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윤경림 KT 차기 CEO 후보자의 선임에 대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 국내 서스틴베스트와 한국ESG평가원, 소액주주 등은 ‘찬성’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반면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2대 주주 현대차그룹, 신한은행은 사실상 선임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진 서울대 교수는 “윤 후보자는 대표이사 후보심사위원회에서 절차에 따라 선임이 됐다”라며 “글로벌에 이어 국내 의결권 자문사도 찬성을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반대 명분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JB금융지주와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간에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상장사협의회와 ISS, 글래스루이스는 얼라인이 제안한 △결산배당(주당 900원) △김기석 후보 사외이사 추가 선임 등에 모두 반대 의사를 권했다.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이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향을 감안할 때 국내 행동주의 펀드들의 동력이 힘을 잃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이번 주 내로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기업은 총 586개사다. 특히 오는 23일과 24일에는 각각 181개사, 276개사의 주총이 예정돼 있어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두고 표 대결은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