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이식 전문기업 제넨바이오가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이종장기 이식 임상적용 가능성 검증’ 과제를 주관기관으로 이끌며 세계 최고 수준의 이종 간이식 성적을 거뒀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및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지원하는 첨단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제넨바이오는 정부출연금 82억5000만 원 규모에 해당하는 ‘2020년도 제1차 보건의료 R&D 신규지원 대상 과제’의 주관 기관으로 최종 선정된 바 있다. 과제에는 옵티팜(제2주관과제), 삼성서울병원(제3주관과제), 연세대학교(제4주관과제), 프로젠(제5주관과제)이 공동 참여했다.
제넨바이오 관계자는 “고형장기인 간은 이식 후에 혈액 응고장애(Coagulation dysfunction)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종이식 중 가장 어려운 분야로 여겨지고 있다”며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최장 35일까지 생존한 개체를 확인하며 2017년에 하버드 의대ㆍ메사추세츠 종합병원이 발표한 최장 생존 기록인 29일을 뛰어넘는 성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김성주 제넨바이오 대표는 “제넨바이오가 이종 세포를 넘어 이종 고형장기에서도 연이어 가시적인 성과를 발표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종장기는 이식용 장기부족 문제를 해결할 분야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만큼, 이종장기가 새로운 미래 자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넨바이오 연구팀은 이번 연구과제 수행을 위해 이종장기 확보를 위한 형질전환돼지를 개발하고, 돼지 양산을 위한 무균 양산 시스템을 구축, 임상에 적용 가능한 프로토콜까지 확립하는 등 이종 고형장기 개발 및 이식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제2주관과제인 옵티팜은 형질전환돼지를 공급하며 제넨바이오와 함께 유효성 평가를 진행했다. 옵티팜의 형질전환돼지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통해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돼지 유전자 2개(GGTA1, CMAH)가 제거되고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사람 유전자 2개(CD46, TBM)를 삽입하는 등 총 4개의 유전자를 변형한 타입이다.
옵티팜은 “이번 연구결과로 췌도는 물론 간, 신장 등을 포함한 이종이식제제 개발에서 형질전환돼지의 활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식하게 됐다”며 “앞으로의 연구에도 다양한 타입을 적용해 영장류의 생존율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3주관과제인 삼성서울병원 박재범 교수는 “여러 새로운 시도들을 통해 최적의 수술법과 면역억제 프로토콜을 확립했고, 점차 더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됐다”며 “수술하는 환경과 수술 후 회복을 위한 집중관리 환경 또한 중요한데, 약 900마리의 영장류 수용이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이자 이종이식연구에 최적화된 제넨바이오의 민간 영장류 시험 시설이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제4주관과제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장내과 양재석 교수팀은 면역 모니터링을 담당했으며 제5주관과제인 프로젠은 영장류 이종이식에 필요한 면역억제제를 제공했다. 이종장기이식의 가장 큰 어려움이 면역 거부 반응인 만큼, 이종이식 연구에서 면역 모니터링은 이종장기의 수술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 연구의 자세한 데이터는 학술지에 논문 게재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추가적인 영장류 이종이식 시험을 시행해 신장, 심장, 간을 포함한 이종 고형장기의 유효성을 검증하고, 임상시험 IND 신청을 위한 근거자료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