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1)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 A 씨는 2015년 12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중 8일 이상 출근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 측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서 종교적 양심에 따랐기 때문에 복무를 이탈할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며 “국방부 산하 병무청장 관할의 사회복무요원 신분으로 복무한다는 것이 군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워 양심적으로 용납이 안 된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A 씨는 병역법 위반죄로 기소됐고, 1심과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018년 12월 대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심적 병역거부가 병역법상 병역 거부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원심 심리가 부족했다고 본 것이다.
검찰은 A 씨의 처벌이 필요하다며 다시 상고했고, 4년여 만에 두 번째로 사건을 맞이한 대법원은 유죄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사회복무요원에게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지 않는 복무 이행을 강제하더라도 그것이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된다고 볼 수 없다”며 “종교적 신념 등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거부한 경우 병역법상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병무청장 관할’을 복무 이탈 근거로 든 A 씨 주장도 “병무청장이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직접적·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한다고 볼 수도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