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입을 막아야”...홍준표, 2년 전에도 김재원 징계 요구

입력 2023-03-2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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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천방지축 행동 방치하면 당 지지율 폭락해”
김기현·당 윤리위 향해 김재원 징계 요구
2년 전에도 김재원 징계 요청서 당 대표실에 제출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21일 오후 대구 달서구 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 ‘2023 대구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3.02.21. lmy@newsis.com

홍준표 대구시장이 잇단 실언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김재원 최고위원을 향해 가시 돋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홍 시장이 김기현 대표의 리더십까지 운운하며 비판 수위를 높이자 2년 전부터 시작된 홍 시장과 김 최고위원의 악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홍 시장은 29일 SNS를 통해 “당 대표가 카리스마가 없고 미지근한 자세로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당 운영을 하게 되면 당은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며 “총선을 앞두고 그런 식의 당 운영은 더더욱 어려움만 초래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에 해악이나 끼치는 천방지축 행동을 방치 하게 되면 당의 기강은 무너지고 당의 지지율은 더욱더 폭락하게 된다”며 “살피고 엿보는 판사식 당 운영으로는 당을 역동적으로 끌고 갈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날(28일) 김 최고위원을 제명하라고 요구했던 홍 시장의 말에 김 대표가 “자중자애하라”며 경고의 메시지만 남긴 데 대한 반발로 보인다. 김 대표는 앞서 “민심에 어긋나는 발언이나 행동이 아닌지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당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았다면 더더욱 신중해야 마땅하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직접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김 최고위원을 향한 메시지로 해석됐다.

홍 시장은 당 중앙윤리위원회를 향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이준석 사태 때는 그렇게 모질게 윤리위를 가동하더니 그 이상으로 실언, 망언을 한 이번에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우리 한번 지켜보자”고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김 최고위원의 윤리위 제소에 대해 “본인 이야기도 들어보고 내용을 좀 더 파악해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한편, 김 최고위원은 이날 새벽 SNS를 통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의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당에 부담을 드린 점에 깊이 반성하면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매사에 자중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상주=뉴시스】임태훈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10일 오후 경북 상주시 중앙시장에서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지역 4·12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김재원 자유한국당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2017.04.10. taehoonlim@newsis.com

홍 시장과 김 최고위원의 악연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1년 8월 최고위원이었던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준비하던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행보를 해 지도부 일원으로서 공정한 경선 관리가 우려된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당시 대선주자였던 홍 시장은 김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요청서를 당 대표실에 전달했다. 홍 시장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유력 후보 진영에 앞장서서 그렇게 활동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징계를 해서라도 김 최고위원의 입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로부터 1년 후 대구광역시장 선거를 앞두고 두 사람은 또다시 충돌했다. 홍 시장과 김 최고위원은 대구시장 출마를 예고한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김 최고위원을 포함한 당 지도부는 당시 ‘현역의원 10%·무소속 출마 전력 15%’라는 지방선거 공천 감점 지침을 통과시켰다. 2020년 총선 때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돼 복당했던 홍 의원은 규정상 25% 감점을 모두 받아 공천에 매우하게 된 것이다.

홍 시장은 “총력을 다 해 지방선거에 임할 시점에 현역의원들은 출마를 못 하게 한다? 지선은 총선 패자들의 잔치냐”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그러면서 “특정 최고위원은 아침에 본인의 출마를 선언하고 그 직후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자신에게 유리한 규정을 요구하여 관철시켰다”며 당 지도부에 공천 규정을 재논의해달라는 성명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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