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이 18억1000여만 원의 재산을,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은 36억5000여만 원의 재산을 각각 신고했다. 고위 판사들의 평균 재산은 38억 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대법원이 30일 공개한 ‘2023년 공직자 정기 재산 변동사항’에 따르면 공개 대상인 고위 법관 143명의 평균 재산은 38억7223만 원으로 지난해(공개 대상 144명) 평균보다 약 6000만 원 증가했다.
이들 가운데 한해 사이 재산이 1억 원 이상 늘어난 사람은 45명, 1억 원 넘게 줄어든 사람은 12명이었다.
김 대법원장은 작년보다 1억4600여만 원 증가한 18억1000여만 원을 올해 재산으로 신고했다. 본인과 가족의 예금은 13억6000만 원이었고 모친 소유의 부산 아파트도 재산에 포함됐다. 올해 재산 증가의 주요 원인은 본인과 배우자, 자녀의 급여 저축이다.
이번 공개 대상 중 재산이 가장 많은 판사는 198억6900여만 원을 신고한 윤승은 법원도서관장(서울고법 부장판사 겸임)이다. 윤 관장은 가족 예금 119억8000여만 원과 서울 서초구 아파트 등 29억2000여만 원어치의 건물, 주식과 펀드 등을 보유했다. 아파트 가격 상승과 배우자의 증권 수익 등으로 1년 사이 재산이 6억8000만 원 늘었다.
최상열 서울중앙지법 원로법관은 181억8000여만 원을, 문광섭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165억1000여만 원을 신고해 뒤를 이었다. 조경란 수원지법 안산지원 원로법관(162억7000여만 원)과 강승준 서울고법 부장판사(121억여만 원)도 100억 원대 재산을 신고했다.
가장 적은 재산을 보유한 판사는 올해도 천대엽 대법관으로 조사됐다. 천 대법관은 3억3000만 원가량을 신고했다. 김성수 사법연수원 수석교수(3억5000여만 원)와 윤종구 서울고법 부장판사(3억5000여만 원), 임상기 수원고법 수석부장판사(4억8000여만 원), 이윤직 대구지법 부장판사(5억6000여만 원) 역시 재산이 적은 판사로 꼽혔다.
한 해 동안 재산 증가폭이 가장 컸던 판사는 올해 65억9000여만 원을 신고한 권기훈 서울고법 부장판사였다. 권 부장판사는 봉급 저축과 배우자의 상속분을 합쳐 작년보다 13억5000만 원가량 재산이 늘었다.
헌법재판소도 이날 재판관 9명 등 고위공직자 15명의 재산을 공개했다. 유남석 소장은 9억5000여만 원 상당의 서울 서초구 아파트와 18억1000만 원가량의 예금을 포함해 총 36억5200여만 원을 신고했다. 올해는 급여 저축 등으로 1억5600만 원가량 재산이 증가했다.
헌재 공개 대상 중에서는 이미선 재판관이 3억7000여만 원이 늘어난 65억1000여만 원을 신고해 재산이 가장 많았다. 재산에는 서울 서초구 아파트와 땅, 42억7000만 원가량의 예금 등이 포함됐다.
이영진 재판관(49억여 원)과 이석태 재판관(43억5000여만 원), 이종석 재판관(40억6000여만 원)도 헌재에서 재산 총액이 많은 인물로 조사됐다. 월급 저축과 배우자 상속으로 13억2000만 원이 늘어난 이영진 재판관의 재산 변동 폭이 가장 컸다.
재산 공개 대상인 헌재 고위공직자 15명의 평균 재산은 29억6000만 원가량으로 전년보다 약 1억5000만 원 증가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