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들은 1주 더 갖기 운동 전개 중…1750여명 뜻 모아
KT가 정기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노조와 소액주주들이 주총장 안팎에서 단체행동을 예고하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윤경림 차기 대표 후보자가 사퇴하며 선임안이 자동 폐기됐고, 남아있는 것은 사외이사 3인에 대한 재선임안인데 이마저도 부결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KT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제4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3인에 대한 선임안을 표결한다. 이와 함께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의 건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날 주총은 박종욱 대표이사 직무대행의 공식 데뷔전이기도 하다. 구현모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자진 사퇴함에 따라 편제 순서에 의거해 박 경영기획부문장이 대표이사 직무를 대행하게 됐다.
박 대표 대행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KT그룹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최고 경영진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한 뒤, “비상 상황을 조기에 정상 경영 체제로 돌려놓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윤 후보 선임안이 자동 폐기되면서 이번 주총에선 사외이사 3인에 대한 재선임안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강충구 이사회 의장과 여은정·표현명 사외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며 재선임안에 대한 표결을 앞두고 있는데, 사외이사진이 줄줄이 사퇴하며 이사회 존폐 여부가 불투명하다. 여기에 KT노조가 이사회 전원 사퇴를 주장하고 있고,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기관 ISS가 사외이사 연임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고 있어 통과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태다.
노조에서도 주총 현장에 모인다. 조합원 99%인 1만6000명이 속한 KT노조는 주총장에 직접 참석해 경영 정상화를 촉구할 방침이다. KT노조는 전날 ‘2023년 정기전국대의원대회’를 개최해 박 대표 대행이 신설하는 비상경영위원회에 적극 협력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소수 노조인 KT새노조도 주총 현장에서 이사회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예정이다. 이들은 낙하산 인사가 CEO 자리에 오는 것을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전 8시 예정돼있던 기자회견은 현장 상황에 따라 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KT새노조 관계자는 “내일은 바로 주총장에 가서 의견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액주주들도 단체행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소액주주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에서는 현재 외압과 낙하산 인사를 반대한다는 뜻의 응원매수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KT주식 1주 더 갖기 운동을 진행하고, 주식 추가매수를 통해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소액주주카페에서 동참의 뜻을 밝힌 소액주주는 약 1750명으로 385만2000주(KT전체 주식의 1.47%)에 달한다. 일부 주주들은 주총에 참석해 낙하산 방지 조항 등을 신설해달라고 요구할 예정이다.
카페 내 한 소액주주는 “정치권 외압을 반대하고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입장을 낼 것”이라며 “KT의 비상을 응원하며 빠른 정상화를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