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모델, SDV, 자율주행차 등 개발 중
곽재선 회장 “SUV 중심 라인업 이어간다”
“수출 위해 KG모빌리티 이름도 포기 가능”
KG모빌리티(구 쌍용자동차)가 전동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진화를 선언했다. 다만 기존에 쌍용자동차가 가지고 있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심의 라인업은 유지하며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수출에 나선다.
KG모빌리티는 4일 사명 변경 후 첫 기자 간담회 '비전 테크 데이'를 열고 전동화 기술과 신제품 출시 계획 등 모빌리티 기업으로서 경영 전략을 발표했다. 간담회에는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 정용원 대표이사 등 주요 경영진과 선목래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달 22일 KG모빌리티는 주주총회를 통해 쌍용자동차에서 KG모빌리티로 사명 변경을 확정했다. 미래 모빌리티 기술분야에 집중한다는 의미로 ‘모빌리티’라는 단어를 사명에 포함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개발 중인 다양한 신차와 관련 기술들을 소개했다.
먼저 KG모빌리티는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한 토레스 EVX를 포함해 2025년까지 전동화 모델 4종을 출시한다.
토레스 기반의 토레스 EVX, 중형 전기 픽업트럭 O100, 준중형 SUV FR10의 전동화 모델 등 내연기관차 기반의 전동화 모델 3개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대형 전기 SUV F100이 출시될 예정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2025년경 선보일 예정이며 무선통신(OTA),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기능 등이 통합된 SDV도 개발 중이다. 전용 플랫폼의 경우 플랫폼 하나로 최소 10만 대 이상의 판매를 목표로 한다.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화를 선언했지만 기존에 쌍용자동차가 가지고 있던 ‘SUV 명가’ 이미지는 그대로 이어간다.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은 “현재 KG모빌리티가 새 출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탄탄하게 체력을 비축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당분간은 현재 SUV 정책을 밀고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용원 대표이사 역시 “종합 완성차 메이커처럼 세단을 포함한 라인업을 보유하겠다고 말하는 건 KG모빌리티의 케파(생산 능력)를 넘어가는 부분”이라며 “미래는 알 수 없지만 당분간 SUV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자동차에서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변경하며 발생하는 인지도 하락 등 혼란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결할 계획이다. 심지어 수출 차량에 적용되는 엠블럼은 기존 쌍용자동차의 엠블럼을 유지한다.
곽 회장은 “영화에서 ‘페이드 아웃’이라는 기법처럼, 쌍용차와 KG모빌리티가 서서히 페이드 아웃 되는 시기”라며 “해외 시장에 KG모빌리티를 안착시키는 데에는 엠블럼을 같이 쓰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기존 ‘윙’ 형태의 엠블럼을 사용할 것이다. 레터링은 KG모빌리티, KGM 등 여러 문구를 디자인에 알맞게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은 유수의 완성차 기업이 점령한 북미 등 규모가 큰 시장 대신 동남아, 중남미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확대한다. 현지 판매를 위해 반조립제품 수출, 완제품 수출 등 다양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할 뿐만 아니라 판매량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면 KG모빌리티라는 브랜드명까지 포기할 생각이다.
곽 회장은 “KG모빌리티의 브랜드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가지 않는다”라며 “현지화 전략이라고 말했는데, 각 나라에 우리가 개발한 차가 더 잘 팔릴 수 있다면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이사는 “KG모빌리티든 쌍용차든 공급자의 이름으로 차를 파는 구조보다는 향후 만들 제품으로 고객에게 어필하는 게 중요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