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배당을 요구한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이 배당안을 철회하며 고(故) 구자학 전 회장의 자녀들이 벌인 배당 갈등은 일단락됐다. 경영권 방어에 이어 배당 논란에서도 구지은 부회장이 승리를 챙기며 경영권은 더욱 공고해졌다.
아워홈은 4일 오전 서울 마곡동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배당금 30억 원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구 전 부회장은 주주 제안을 통해 2996억 원의 배당을 요구했고, 장녀 구미현 씨가 배당금으로 456억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구 부회장이 이끄는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과 장녀 구 씨의 배당금이 부담스럽다며 30억 원을 배당하겠다고 맞섰다. 구 전 부회장 측이 요구한 배당금은 지난해 아워홈의 당기순이익 250억 원의 11배가 넘는 금액으로 2021년 재무제표상의 현금성 자산 2240억 원보다 700억 원이 많다.
구 전 부회장은 지분 매각의 효율성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내부 반발에 맞닥뜨렸다. 아워홈 노동노합은 “오로지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 회사를 다시 경영 악화의 길로 내몰고 직원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주주에 맞서 투쟁할 것”이라고 반대의견을 냈고, 이날 주총에 앞서 “오너가의 천문학적 ‘막장배당’을 철회하고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라”며 반발했다.
여론을 의식한 구 씨가 주총 직전 배당안을 철회했고, 주총 현장에서 구 전 부회장도 배당안을 철회하면서 회사 측이 제안한 30억 원의 배당안만 상정돼 가결됐다. 지분 38.56%를 가진 최대주주인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이 배당안에 반대했지만, 구지은(20.67%) 부회장과 구명진(19.60%)씨, 구미현(19.28%) 씨를 합해 전체 지분 59.55%가 30억 원의 배당에 동의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회사가 내세운 배당안이 채택되며 순이익 내에서 배당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총 결과로 구지은 부회장 체제는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구 전 부회장 측은)고액 배당 요구로 노조와 여론만 등지게 됐다”고 했다. 그럼에도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구 전 부회장이 나머지 자매 중 한명과 손잡아도 경영권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구 전 부회장 관계자는 “계속해서 지분권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워홈은 장기간 남매 간에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당초 구지은 부회장이 4남매 중 유일하게 경영 수업을 받아왔지만. 2016년 구 전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그러다 2021년 구본성 전 부회장이 ‘보복운전’ 혐의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고, 여동생 3명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해임됐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구 전 부회장은 이사 48명 선임안을 내세워 이사회 교체를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구지은 부회장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