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시장 ‘개판(?)’ 만들었던 머스크…‘도지 파더’로 컴백하나 [이슈크래커]

입력 2023-04-04 15:35수정 2023-04-0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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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P/뉴시스)
한동안 잠잠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장난(?)이 다시 시작되는 걸까요, 아니면 진짜 트위터의 ‘파랑새’가 사라지는 걸까요. 머스크가 자신이 인수한 소셜미디어(SNS) 트위터의 로고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또 흘러나왔습니다. 파랑새 교체 주자로는 가상화폐 도지코인의 마스코트인 ‘시바견(시바이누)’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는 왼쪽 상단에 있던 로고 파랑새가 사라지고 대신 시바견이 들어섰습니다. 시바견은 웹사이트를 포함해 트위터의 일부 이용자들에게만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머스크도 자신의 트위터에 시바견이 교통경찰에게 파랑새 모습이 그려진 신분증을 제출하며 “그건 옛날 사진이야”라고 말하는 그림을 올려 트위터 로고 변경을 암시했죠. 그간 머스크는 도지코인을 꾸준히 언급해왔죠. 트위터를 인수하기 전부터 도지코인을 트위터의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도지코인이 비트코인보다 더 나은 결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논리인데요. 머스크는 이날 자신이 도지코인 적용 계획을 언급한 예전 트위터 글을 다시 게재하면서 “약속한 대로”라고 덧붙였습니다.

머스크의 진심이 어떻든 간에 가상화폐시장은 또다시 ‘머스크발’ 태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입니다.

▲3일(현지시각) 트위터 웹사이트 로그인 화면과 프로필 상단에 도지코인의 마스코트 시바견이 등장했다.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로고 변경을 암시하는 그림을 게재했다. (출처=트위터 캡처)
‘도지 파더’ 자처해온 머스크…말 한마디에 냉·온탕 오간다

도지코인은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재미 삼아 만든 가상화폐입니다. 당시 인터넷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으로 인기를 끈 일본 시바견을 마스코트로 삼고, 이름도 시바견 밈을 뜻하는 ‘도지’를 따와 ‘도지코인’이라고 불렀죠.

과거 비트코인을 띄우는 데 큰 역할을 했던 머스크는 도지코인도 단숨에 가상화폐 시장의 ‘슈퍼스타’로 만들었습니다.

머스크가 입을 열 때마다 가상화폐 시장은 크게 요동쳤죠. 앞서 머스크는 2021년 2월 테슬라를 통해 15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사들이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머스크는 비트코인을 팔지 않겠다고 강조하며 테슬라의 자동차 판매대금도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방침임을 밝혔고, 발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폭등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테슬라는 2분기에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의 75%를 처분하면서 투자자들의 충격을 불렀습니다.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하며 변동성이 커지자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비중을 줄이고 달러 보유를 늘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후 미국 재무부가 1만 달러 이상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국세청 신고를 의무화하는 등 가상화폐 탈세에 칼을 빼 들고, 중국 당국도 비트코인 채굴을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비트코인은 4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머스크는 ‘비트코인 손절’ 선언 하루 만에 도지코인을 조명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당시 머스크는 트위터에 “거래 시스템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도지코인 개발자들과 협력 중”이라며 “잠재적으로 유망하다”는 표현까지 쓰면서 도지코인을 작정하고 띄웠죠.

이후 머스크는 ‘도지 파더’를 자처했고, 이 가상화폐는 머스크의 말 한마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해왔습니다. 손바닥 뒤집듯 번복하는 머스크 발언에 코인 시장은 롤러코스터를 타듯 요동쳤고, 투자자들은 머스크에게 “제발 그 입 좀 다물라”고 간청하기도 했습니다.

▲(AP/뉴시스)
머스크, 도지코인 관련 소송까지 당해…20조 원어치 보유한 ‘큰손’일까?

어찌됐든 현재 테슬라는 액세서리 등을 파는 온라인 숍에서 도지코인 결제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지코인에 대한 머스크의 진심(?)은 여전히 오해를 받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지원하기 위해 다단계 사기를 벌였다는 혐의로 소송을 당한 것입니다.

앞서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지난 2년간 의도적으로 도지코인 가격을 3만6000% 이상 끌어올린 후 폭락시켰다고 비난하며 2580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냈는데요. 이들은 머스크가 도지코인의 내재적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다른 투자자들을 희생시키면서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코미디 프로그램인 새러데이나이트라이브(SNL)에 출연해 가상의 금융 전문가를 흉내 내며 도지코인을 ‘사기’라고 언급한 것도 지적했죠.

1일 미국 경제채널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머스크의 변호인단은 머스크에게 제기된 도지코인 피라미드 스캠 소송에 대한 기각을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변호인단은 맨해튼 연방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도지코인 투자자들의 소송을 두고 “도지코인에 대한 머스크의 ‘무해하고 종종 어리석은 트윗’에 대한 ‘공상적인 허구의 작품’”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이 같은 트윗이 누군가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왜 위험한지 설명이 되지 않고 있다. 사기 주장을 뒷받침하기는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시총 100억 달러의, 자신이 보유한 코인에 대해 지지 또는 재밌는 사진을 트윗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머스크는 도지코인 20조 원어치를 보유한 ‘큰손’이라는 의심(?)도 받습니다. 2021년 5월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도지코인을 보유한 익명 투자자의 평가액이 22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투자자 정체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요. 누군지 모를 이 투자자는 도지코인이 개당 0.0018달러이던 2019년 2월 5일부터 매입을 시작해 360억 개가 넘는 도지코인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서는 해당 투자자가 머스크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죠. 머스크가 ‘도지 파더’를 자처하고 있고, 이 익명의 투자자는 한 번에 28.061971개씩 도지코인을 매수하고 있는데 이는 머스크의 생일인 1971년 6월 28일을 뜻한다는 겁니다.

사실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머스크가 도지코인 가격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머스크가 트위터에 도지코인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버렸다’는 소문도 퍼졌습니다. 이에 코인 시장에서는 ‘머스크가 트위터 코인 개발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트위터에 돌연 시바견이 등장하면서 상황은 반전됐습니다.

▲트위터의 로고 변경 소식이 전해진 3일(현지시각) 도지코인 가격은 장중 한때 30% 이상 치솟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출처=코인마켓캡 캡처)
시바견 등장에 시장도 움직였다…트위터 공식 로고 될까

트위터 로고가 공식적으로 교체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트위터 측은 현지 언론들의 질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죠.

그런데도 시장에서는 이를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로고가 시바견으로 바뀌었다는 사실 하나에 도지코인 가격이 크게 뛴 것입니다. 암호화폐 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 35분 기준 0.077달러(원화 101.14원)이던 도지코인은 새벽 4시 0.1016달러(원화 133.23원)까지 30% 넘게 폭등했다가 하락했는데요. 오후 3시(한국시간) 기준으로는 개당 0.0976달러(원화 128.42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전일 대비 25%가량 상승한 모습입니다.

트위터가 도지코인으로 금전거래를 완전히 대체할 경우 도지코인은 더 많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시바견이 파랑새를 밀어내고 트위터 로고에 안착하게 될까요? 이번 변화가 트위터의 전격적인 개편으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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