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학폭소송, 권경애 변호사 불출석에 패소

입력 2023-04-06 07:49수정 2023-04-0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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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애 변호사 (뉴시스)

학교폭력으로 숨진 피해 학생의 유족을 대리해 가해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하던 변호사가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소가 취하되는 일이 벌어졌다. 손해배상 소송의 대리는 이른바 '조국 흑서' 공동 저자인 권경애 변호사(58·사법연수원 33기)가 맡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8-2부(당시 김봉원·강성훈·권순민 부장판사)는 학교폭력 피해자의 어머니인 A 씨가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지난해 11월 24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 씨에 따르면 딸 B 양은 중·고등학교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들로부터 집단따돌림을 당했다. B양은 따돌림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갔지만, 고교에 진학하면서 괴롭힘이 계속됐다. 이후 A 씨의 딸은 수학여행을 다녀온 뒤 2015년 극단적 선택을 했다.

A 씨는 학교폭력 피해로 숨진 자녀를 대신해 2016년 8월 서울교육청과 학교법인, 가해 학생 부모 등 30여 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권 변호사는 A 씨를 대리해 지난해 2월 1심에서 가해 학생 중 1명의 아버지를 상대로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A 씨는 책임을 마저 묻겠다며 지난해 5월 항소했지만, 제대로 다퉈보지도 못한 채 11월 패소 판결을 받아들여야 했다. 권 변호사가 세 차례 열린 항소심 변론기일에 모두 불출석했기 때문이다.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재판 당사자가 3회 이상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하더라도 변론하지 않으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본다.

5일 한겨레에 따르면 불출석과 관련해 권 변호사는 "불찰이다. 변명할 부분이 없고 잘못에 대한 소명도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A 씨는 패소 사실을 지난달 말에야 권 변호사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했다. A 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송 진행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도무지 연락이 없는 변호사에게 그동안 전화를 연거푸 해도 받지를 않았다"며 "법을 잘 아는 변호사가 피해자를 두 번 죽인 것이고 자식 잃은 어미의 가슴을 도끼로 찍고 벼랑으로 밀었다"고 적었다.

또 A 씨는 소송 비용도 떠맡게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항소가 취하된 경우 소송비용 확정 사건을 통해 소송비용의 부담을 결정하게 되는데 서울시교육청 측은 지난달 23일 이미 A 씨를 상대로 소송비용 확정 신청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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