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민주당의 양곡관리법, 농민에게 꿀이 아니고 독"
정부·여당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관련 후속 대책을 논의하는 당정 간담회를 6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쌀산업 발전 및 수급안정방안과 더불어 농가 소득 안정을 위한 농업직불제 확대·개편 계획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양곡관리법 재의요구 후속 대책 관련 민당정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4일 쌀 초과 생산량이 3~5%이거나 수확기 쌀값이 전년 대비 5~8%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의무로 전량 매입하는 내용을 담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정부가 남는 쌀을 강제로 매입하도록 해 쌀 과잉 생산을 유도하고 국가 재정 부담을 심화시킬 것이 자명하다"며 "농업과 농촌에도 도움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와 농업계 및 전문가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박 의장은 "민주당의 양곡관리법은 농민에게 꿀이 아니고 독"이라며 "쌀 시장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은 쌀 산업과 농업의 자생력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운다. 시장의 수급 조절 기능을 마비시키고, 농업 혁신에 써야 할 재원을 낭비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밀·콩 등 수입 의존도 높은 곡물로의 전환을 어렵게 해 식량 안보 강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쌀값 불안정성, 농가 경영 부담 가중 등 농업계의 불안과 어려움 크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며 "쌀 가격 안정과 농민 보호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느끼며 양곡관리법 재의 요구 후속 대책을 오늘 논의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야당에서 지난 정부가 3년간 실시 후 실패로 결론 내고 폐기한 바 있는 '논 타작물 재배 사업'을 성공사례로 주장하고 있지만, 현 정부에서는 이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력한 제도를 도입했다"며 "밀, 콩, 가루쌀, 조사료를 논에 재배할 시 직불금을 지원하는 전략작물 직불제를 이미 지난달에 법제화해 금년부터 대대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풍작으로 공급과잉이 예상돼 쌀값 하락이 우려될 경우엔 지난해와 같이 과감한 시장 격리를 추진해서 수확기 쌀값이 20만 원 수준이 유지되도록 하겠다"며 "농가 소득 안정과 경영 위험 완화를 위해 '농업 직불제' 관련 예산을 내년도의 3조 원 이상, 2027년까지 5조 원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농가별 수입, 소득 정부에 기반한 경영 안정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식량 안보 및 농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선택 직불제'도 확대·개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쌀 산업 발전 및 수급 안정 방안 △미래 농정의 청사진을 그리는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 △농가 소득 안정 및 농업 농촌 공익 기능 증진을 위한 농업 직불제 확대 개편 계획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당에서는 박 정책위의장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양수 의원이 참석했다. 정부에선 정 장관이 참석하고, 민간에서는 이학구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상임대표 등 농업인 단체장들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