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커지는 치매 극복 가능성…혈액진단 시장도 열린다

입력 2023-04-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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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투데이)

전 세계적으로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치매 극복은 제약·바이오산업의 가장 큰 과제로 떠올랐다. 다행히 최근 치매 치료제의 상용화가 가시화되면서 진단부터 치료까지 거대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88만 명(2021년 기준)을 넘어섰다. 이 숫자는 2025년 107만 명, 2050년 302만 명까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인 치매는 인구 고령화와 궤를 같이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치매 인구가 2050년 1억52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오래전부터 치매 극복의 꿈을 갖고 연구에 몰두해 왔다. 이 가운데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올해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가속 승인을 획득했다. 정식 승인 여부는 오는 7월 판가름난다. 레켐비는 뇌 속에 축적된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해 병증 진행을 억제, 근본적인 치료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레켐비가 본격적으로 처방을 확대하면 치매 관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치료제의 부재로 진단을 통한 환자 발굴에 소극적이었지만, 치료가 가능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특히 초기 단계일수록 치료 효과가 높단 점에서 치매 조기 진단을 위해 기존의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이나 뇌척수액 진단보다 간편하고 진입장벽이 낮은 혈액진단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사진제공=퀀타매트릭스)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혈액을 사용한 ‘치매 조기 진단 보조 키트’를 개발,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2개 이상 합쳐진 올리고머화 베타 아밀로이드는 치매 발병 15년 전부터 혈액 속에서 축적되므로,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올리고머화 베타 아밀로이드를 분석해 치매 발병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

퀀타매트릭스는 메디프론과 함께 개발한 ‘큐플렉스 알츠 플러스 에세이(QPLEX Alz plus assay)’에 대해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올해 신의료기술평가 절차를 완료하고 국내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새로운 분석 기법을 적용해 항생제 감수성 검사 속도를 단축한 ‘디라스트(dRAST)’ 솔루션을 개발한 곳이다.

퀀타매트릭스의 혈액진단키트는 한 가지 마커만으로 판단하는 기존 제품과 달리 혈중의 네가지 마커를 측정해 알고리즘으로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단의 정확도를 높였다. 또한, 전 자동화된 전용 검사장비로 대량의 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피플바이오는 상용화에 성공한 ‘알츠온(AlzOn)’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해부터 국내 병·의원 수탁검사기관 등에 공급되고 있다. 해외로도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으로 진출을 모색 중이다.

혈액진단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한발 앞서가고 있다. 미국 기업들도 혈액진단키트를 개발했지만, 아직 FDA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일본 시스멕스 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말 에자이와 공동개발한 혈액 진단키트의 후생노동성 승인을 받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치매는 중증화될수록 장기 요양을 수반하고 비용 지출도 늘어난다. 실제로 최경도 치매 환자와 중증 치매 환자의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을 비교하면 중증 환자가 2배 이상 높다. 이미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17조3000억 원(2020년 기준)까지 증가했으며, 2050년에는 1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사회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치매 조기 진단 시장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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