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선수수료 깎고 자유여행객 늘고…면세업계 볕 드나

입력 2023-04-09 12:00수정 2023-04-1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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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 매출 대비 40~50% 육박 수수료 정상화
면세점 특허수수료 감면 정책 연장도 긍정적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국내 면세업계가 코로나 시기 면세 매출의 버팀목이 됐던 중국 보따리상 ‘다이궁’에 지불한 수수료 비용의 정상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올해부터 해외여행이 재개된 만큼 수수료율 재조정을 통해 수익성 회복에 나선다.

9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국내 주요 면세업체들이 올해 들어 다이궁에게 지급하는 알선수수료를 예년보다 낮춰 지급하고 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면세업계 수익이 대폭 줄거나 적자가 많이 났기 때문에 높게 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며 “올해부터 과도한 경쟁을 하지 않으려 하는 거 같다. 코로나 이전처럼 정상화로 돌리는 것이라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궁은 국내 면세업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전체 면세점 매출의 60% 이상이 다이궁으로부터 발생했으며 코로나 확산기 해외여행이 불가능했던 시기에는 사실상 대부분 매출이 다이궁으로부터 나왔다. 이러한 기형적 매출 구조는 코로나 시기 면세업계의 매출 유지에 도움이 됐으나 수익성이 크게 훼손되는 문제를 불러왔다.

다이궁은 대량으로 상품을 구매하면서 면세기업에 알선수수료를 요구한다. 이 수수료율에 따라 면세기업들의 수익성도 크게 달라진다. 문제는 코로나 기간 수수료율이 과할 정도로 올라갔다는 점이다.

재무제표상 알선수수료 항목을 따로 기재하는 호텔신라를 보면 코로나 이전 2607억 원에 불과했던 수수료는 2020년 3109억 원에서 이듬해 1조629억 원으로 껑충 뛰었고 작년에는 1조9619억 원으로 2조 원에 육박했다. 면세 매출 대비 수수료율로 보면 2019년 5.0%에서 2021년 31.7%, 2022년 45.3%로 급증했다.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알선수수료를 따로 명시하지 않고 있으나 지급수수료 계정에 해당 금액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난해 이들의 면세 매출 대비 지급수수료 비중은 40~50%를 차지했다.

그 결과 호텔롯데는 작년 면세 사업에서 5조 원대 매출을 회복했으나 139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적자폭을 키웠다.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는 각각 21억 원, 14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대폭 감소했다.

이에 면세업계에는 매출이 일부 줄더라도 수수료를 정상화하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앞서 인천공항 면세점 선정 시 수수료 절감 노력을 사업자 선정에 반영하겠다는 정부 의지도 업계의 자정 노력으로 이어졌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1월 외국인 면세점 매출이 5964억 원으로 전월(1조1805억 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는데, 면세업계의 수수료 인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외국인 매출은 2월 8941억 원으로 다소 회복했다.

면세업계의 수수료 정상화와 관련해 증권업계는 상당한 수준의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수수료 비율이 작년보다 3~4%p 수준만 낮아지더라도 성공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NH투자증권 주영훈 연구원은 “호텔신라가 분기당 1조 원가량의 매출이 발생하는데, 수수료율이 평균 3%p 내려가면 연간 1200억 원, 4%p 내려가면 1600억 원의 이익 개선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며 “현대백화점면세점도 3%p 수준만 수수료가 내려가면 단숨에 흑자 달성이 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다이궁 관련 매출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가 우려되나 해외여행 수요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점과 면세점 특허수수료 감면 정책 연장이 면세업계 실적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 내국인 면세점 매출은 2조 원 안팎 수준까지 회복했으며 이용객은 110만여 명을 유지하고 있다.

주 연구원은 “자유여행객 관련 매출 회복으로 면세점 기업들의 매출은 다이궁 감소 우려 대비 양호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또 일회성 요인이기는 하지만 특허수수료 감면 확정으로 1분기 면세점 기업들에 환입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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