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세계적인 금융시장 불안으로 주가가 하락하자 최고경영자(CEO)들이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이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이유는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큰 데 비해 주가가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자사주 매입은 기업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막는 한편 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은 결제일 기준 지난 3월 22일 자로 삼성전자 보통주 3000주를 주당 6만700원에 장내 매수했다. 이번 주식 취득으로 경 사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2만1050주로 늘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도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지난달 하순 자사주를 사들였다.
조 사장은 지난달 29일 LG전자 보통주 2천주를 장내 매수했다. 주당 매입 단가는 11만3600원, 전체 매입 규모는 2억2720만원이다.
이로써 조 사장이 보유한 자사주는 기존 보유분 2373주를 포함해 총 4373주로 늘어났다.
특히 조 사장은 LG전자 주가가 연초 대비 30% 이상 오른 상승 국면에서 자사주를 매입해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자신감으로 시장에서는 해석했다.
권영수 부회장도 지난달 30일 LG에너지솔루션 1000주를 주당 57만2800원에 장중 매입했다. 매입 금액은 총 5억7280만원이다.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해 출범한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의 박성하 사장은 지난 5일 자사주 5천주를 장내 매수했다. 지난달 30일 주주총회에서 SK스퀘어 대표이사로 선임된 박 사장은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책임경영 의지를 강화하는 취지에서 주식을 매입했다. 당시 SK스퀘어는 주총에서 경상 배당 수입의 30% 이상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고, 연내 매입분 전량을 일시에 소각하는 등의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최근 주총에서 배터리 자회사 SK온 기업공개(IPO)와 연계해 두 회사 주식 교환을 검토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이 공개 매수로 자사주를 취득하고 그 대가로 주주에게 SK온 주식을 교부하며, 취득한 자사주에 대해서는 소각을 추진하는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