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 철강 등 산업 전반에 악영향
해외 기업 투자도 급감…한국은 70%↓
중앙은행, 올해 두 차례나 금리 인하
1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베트남 경제는 수출 둔화, 부동산 시장 침체, 투자 위축 등으로 급격하게 둔화하고 있다. 베트남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최근 주요 정책금리 인하라는 초강수까지 뒀지만, 올해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인 6.5%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올해 1분기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32% 증가하는 데 그쳐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4.8%를 크게 밑돌았다.
세계 경기둔화 속에서 강점이었던 전자기기 수출이 흔들리고,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철강업 등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베트남 경제가 주춤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수출은 1분기에 11.9% 감소했다. 특히 3월은 전년 동월 대비 14% 급감했다. 베트남 총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도 현지 스마트폰 출하를 줄이는 상황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투자마저 위축되고 있다. 베트남 기획투자부(MPI)에 따르면 1분기 전 세계 기업의 베트남 투자액은 54억4694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60% 수준에 그쳤다. 한국 기업의 투자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47%나 쪼그라들었다. 중국과 일본 기업들의 투자액도 각각 38.27%, 46.08% 감소했다.
프랑스계 금융회사 나타시스(Natixis SA)의 응우옌 찐 이코노미스트는 “베트남 경제는 세계 무역 사이클 침체로 타격을 받고 있다”며 “또한 부동산 긴축 여파로 건설 분야가 약화했으며, 불분명한 정책 방향은 국내 투자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회사채 발행을 둘러싼 부정 행위가 발각돼 당국이 규제를 강화하고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베트남 중앙은행은 올들어 벌써 두 차례나 금리를 내렸다. SBV는 지난달 14일 재할인율을 기존 4.5%에서 3.5%로 1%포인트(p) 인하했다. 금융기관 간 1일물 초단기 대출금리인 오버나이트 금리 역시 6%로, 1%p 내렸다. 이어 이달 3일에는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재융자 금리를 종전의 6%에서 5.5% 0.5%p 내렸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도 베트남 경제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싱가포르 대화은행(UOB)은 올해 베트남 성장률 예상치를 6.6%에서 6.0%로 낮췄다. 수안 텍 킨 UOB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수요 회복과 베트남 내 서비스 산업 활성화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