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12일 코스피가 소폭 하락 출발 후 장중 200주선 안착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차익실현 물량을 쏟아내는 과정을 거칠 것을 예상했다. 전날 코스피가 2540포인트를 웃돌며 그간 뚫지 못했던 200주선(2520포인트대)을 상회한 만큼, 오늘도 제한적으로 기술적인 상승 모멘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전날 국내 증시는 장 초반 차익 실현 매물이 나타나며 제한적 등락을 보이기도 했으나, 외국인의 현·선물 순매수 기조가 지속하자 상승 폭을 키웠다. 특히 이차전지 업종에 대한 FOMO 현상이 지속해서 유입되며 변동성을 키운 점도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미 증시는 금융 시스템 불안 등이 여전하지만, 확대되지 않을 경우 견고한 성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소식이 유입되며 대부분 종목이 강세를 보인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이다. 특히 관련 기대로 러셀 2000지수가 0.80% 상승하는 등 여타 주요 지수보다 상승 폭이 컸던 점이 우호적이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이다.
그렇지만, 미 증시 특징 중 연초 대비 상승 폭이 컸던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 소프트웨어 업종 등이 차익 실현 매물 출회로 하락한 점은 부담이다. 결국, 미 증시는 경기 침체 우려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던 대부분 업종이 강세를 보인 반면, 그동안 강세를 견인한 기술주가 약세를 보이는 등 순환매가 유입돼 한국 증시 또한 관련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감안했을 때 한국 증시는 소폭 하락 출발 후 글로벌 성장률이 30년 내 최저치를 기록한 점, 한국 성장률에 대해 1.7%에서 1.5%로 하향 조정한 점 등을 감안 매물 출회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미국 장단기 금리 차 역전 심화, SVB 사태와 같은 추가 부작용 출현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한국 수출과 기업 실적에 민감한 미국의 소비 등 실물 경제의 착륙(침체)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골디락스, 노랜딩 전망이 우세했던 올해 1~2월을 제외하고 지난해 연준이 공격적인 긴축을 시작할 때부터 시장은 연저점을 테스트해가면서 경기 랜딩 전망을 주가에 반영해온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는 경기의 랜딩 강도, 즉 “소프트 랜딩 vs 하드 랜딩”여부가 증시 방향성에 중요할 것이며 아직까지 이에 대한 시장의 의견이 충돌하는 구간에 있긴 하지만, 현시점에서는 소프트 랜딩을 베이스 증시 시나리오로 상정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오늘 저녁 발표 예정인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경계심리를 고려 시, 금일 전반적인 지수 상승 탄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 관점에서는 연이은 랠리를 전개 중인 에코프로(+6.5%) 등 이차전지 주들에 대한 수급 쏠림 또는 수급 이탈 전망이 대립하고 있는 만큼, 이들 주식에 대한 주가 변동성 확대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대차(+3.3%), 기아(+4.9%), 현대모비스(+3.5%) 등 현대차 그룹의 2030년까지 전기차 분야 24조 원 투입 결정으로 동반 급등했던 자동차주들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지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