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ETF는 총 6개다. 순자산총액별(전일 기준)로 살펴보면 △KODEX 반도체(3265억 원) △TIGER Fn반도체TOP10(2075억 원) △TIGER 반도체(1779억 원)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655억 원) △KODEX Fn시스템반도체(167억 원) △HANARO Fn K-반도체(118억 원) 순이다.
순자산 1위인 KODEX 반도체는 연초 이후 31.79%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코스피(15.10%)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메모리 반도체 불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주 훈풍에 힘입어 개인 투자자들도 KODEX 반도체를 지난 한 달간 약 178억 원 순매수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KRX 반도체 지수가 주요 미국 반도체 지수를 넘어서며 국내 반도체 ETF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을 뿐 아니라 최근 삼성전자 효과로 KODEX 반도체에 빠르게 자금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KODEX 반도체 투자 구성 종목에는 삼성전자가 빠져 있다. 해당 ETF의 PDF(Portfolio Deposit File)를 보면 SK하이닉스가 17.67%로 투자 비중이 가장 높았고, SK스퀘어(11.96%), DB하이텍(8.49%), 리노공업(4.33%), 원익IPOS(3.50%), LX세미콘(3.43%) 등이 뒤를 이었다.
KODEX 반도체와 같은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TIGER 반도체 역시 마찬가지다. 두 상품은 한국거래소가 산출한 ‘KRX 반도체 지수’를 기초지수로 추종하는데, 해당 지수에 삼성전자가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똑같이 국내 반도체 기업 전반에 투자하는 TIGER Fn반도체TOP10과 HANARO Fn K-반도체는 삼성전자를 각각 24.70%, 24.10% 비중으로 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를 비롯해 가전, 스마트폰 등 영위하고 있는 사업이 다양하기 때문에 반도체 섹터로 분류할 수 없다는 게 거래소 측의 입장이다. KRX 섹터 지수는 S&P와 MSCI가 관리하는 GICS(긱스)라는 글로벌 산업 분류 체계를 따르고 있어 자의적으로 섹터를 조정할 수도 없다.
거래소 관계자는 “KRX 반도체 지수는 긱스 1단계 정보기술, 긱스 2단계인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로 나뉜다. 정보기술 섹터에는 반도체가 포함돼 있지 않고, 삼성전자 사업이 다각화되고 있어 반도체 장비로 판단하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가 반도체 업황에 좌우되는 측면이 큰 만큼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반도체 섹터에 포함되는 게 맞다고 본다. 투자자들의 수요도 고려한 지수 산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