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이날 “한국이 몽골고원에서 발원한 모래폭풍에 휩싸인 뒤, 일부 언론에서 ‘중국이 발원지인 모래폭풍’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보냈다”고 전했다.
매체는 “한국 언론은 ‘(중국의 황사가) 재난을 일으킨다’, ‘중국에서 유래했다’, ‘지옥 같은 지구가 됐다’ 등의 선동적인 표현을 썼다”며 “중국 당국은 황사의 발원지가 중국 외부이며, 중국은 단지 황사가 지나가는 ‘통과역’일 뿐이라고 반복해서 강조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악천후에 대한 책임을 중국에 떠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며 “2021년 3월 16일 당시 중국에서 발생한 모래폭풍이 한국의 대기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렸다는 한국 기상청 발표가 있었다. 이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환경과 대기 오염에는 국경이 없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중국 외교부 측은 황사 등 대기 오염과 관련해 과학적인 모니터링과 종합적인 분석을 기반으로 원인을 찾아야 하며, 모든 당사국은 건설적이고 과학적인 태도로 관련 문제를 보고 긍정적인 여론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매체는 “중국은 사막화 방지 등의 활동을 중시하며 현저한 성과를 거뒀고, 최근 몇 년 동안 모래와 먼지(황사)가 부는 날씨가 현저하게 감소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현지 전문가들의 발표와는 차이가 있다. 대규모 황사가 베이징을 덮친 건 올해 들어서만 여섯 번째, 중국 전체로 보면 아홉 번째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이날 베이징, 톈진, 신장, 네이멍구, 간쑤, 칭하이, 허베이 등 북부지역에 황사 경보를 발령했다.
중국 국립기후센터는 높은 기온과 건조한 날씨 때문에 최근 5년간 황사 발생 수가 이전의 5년 평균 건수보다 많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중국의 황사는 북서풍을 타고 오면서 한반도에도 영향을 준다. 한국은 10~11일 중국 황사의 영향으로 12일 전국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271㎍/㎥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13일에도 미세먼지 수준은 ‘매우 나쁨’을 유지했다.
일본도 이번 황사에 타격을 입었다. 이날 일본 기상청은 전날 유입된 황사가 이틀째 지속돼 최북단 홋카이도부터 남부 규슈에 걸친 넓은 범위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 도심에서도 황사가 관측됐는데, 이는 2021년 이후 2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