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으로 가격 끌어올린 뒤 일반 투자자에 물량 떠넘겨 수익내는 구조
업계, “비정상적 상황에서 ‘한탕주의’ 경계해야…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어”
이더리움 샤펠라 업그레이드로 인해 국내 원화 거래소에서 이더리움 및 이더리움 계열(ERC-20) 토큰의 입출금이 막히면서 또다시 ‘가두리 펌핑’ 현상이 발생했다. 업계는 투자자에 주의를 당부하며, 특수하고 비정상적인 상황에서의 ‘한탕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3일 오전 7시께 진행된 이더리움 샤펠라 업그레이드로 인해 국내 주요 가상자산 원화거래소에서 ‘가두리’ 현상이 발생하며, 일부 이더리움 계열 토큰 가격의 급등락이 발생했다. ‘가두리’란 특수한 이유로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의 입금과 출금이 일시적으로 제한되는 상황을 지칭한다.
알트코인의 경우 가두리 상태에선 거래량이나 거래소 내에 남아있는 코인의 양이 적기 때문에, 세력 또는 고래(대규모) 투자자가 얇은 호가창을 이용해 가격을 쉽게 펌핑(상승)할 수 있다. 이렇게 가격을 상승시킨 코인 물량을 일반 투자자에게 전가해 이익을 얻는 형식이다.
입출금이 일시 중단되는 사유는 다양하지만, 주로 지갑 시스템이나 네트워크의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 하드포크 등을 이유로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 12일에는 이더리움뿐만 아니라,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BSC) 메인넷의 업그레이드로 BEP-20 계열의 토큰들도 일시적으로 입출금이 중지된 바 있다. 17일에는 클레이튼 네트워크 하드포크가 계획돼 있어, 하루 전인 16일부터 KCT 계열 토큰들의 입출금이 제한될 예정이다. 정기적이진 않지만, 결국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 등이 있을 때마다 ‘가두리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이더리움 샤펠라 업그레이드 당시, 업비트에선 입출금 중단 직후인 12일 오후 6시께 5700원대였던 에이프(APE) 코인이 약 1시간 뒤인 오후 7시 15분경에 12만2000원대로 2000% 넘게 급등했다. 하루 뒤인 13일 빗썸에서는 오전 8시까지 110원대였던 립체인(REAP)이 오전 10시께는 4500원대까지 오르며 4000% 넘게 가격이 뛰었다. 현재 두 코인 모두 입출금 제한 조치가 해제되며 원래 가격으로 되돌아온 상황이다.
각 거래소들은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등의 사유로 입출금 중단될 때마다 변동성이 심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또한, 실제로 급등락을 보이는 가상자산에 대해서도 공지를 통해 투자 위험성을 알리고 있지만, ‘가두리 펌핑’은 꾸준히 발생하고 그에 따른 일반 투자자 피해도 지속 발생하는 상황이다.
당장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은 ‘가두리 펌핑’으로 인해 급등한 코인을 거래하지 않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가두리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 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이 경우 실제 해당 코인이나 네트워크의 실제 가치가 올라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지나친 ‘한탕주의’로 접근할 경우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물론 최근에는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가두리 펌핑’에 대한 인식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입출금 중단이 예정된 자산을 미리 매입해두었다가 이를 역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이 역시 정상적인 투자 방식은 아니라는 점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 A는 “가두리 현상을 잘 모르는 신규 투자자가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알고도 투자하다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면서 “공통적으로 시세 급등이 일어날 때, 상승이 왜 일어나는지 알고 투자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고, 특히 ‘불나방식’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다른 관계자 B도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주의하라는 당부는 몇 번을 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업데이트 등 부득이하고 특수한 상황에서 지나친 한탕주의로 추격매수에 들어갈 경우 개인 투자자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해 투자자 스스로 주의해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