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핵보유' 여론 수렴 나선 여당…류성걸, 토론회 개최

입력 2023-04-1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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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실험 강행할 경우 NPT 탈퇴 고려해야…핵 잠재력은 용인받아야"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은 1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대한민국 자체 핵 보유, 필요한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정대한 기자 vishalist@

최근 북한의 대남 핵위협이 노골화되면서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이 확산하자 여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 본격적인 여론 수렴에 나섰다.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자체 핵 보유,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류 의원은 이날 개회사에서 "북한의 핵위협, 핵공갈이 날이 갈수록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며 "핵우산이라는 개념과 확장억제라는 기능, 전술핵 재배치 그리고 최근에 여러 전문가들과 미국에서조차도 얘기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자체 핵무장'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때에 우리 대한민국을 지키고, 특히 미래세대에 안전하고 발전하는 대한민국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이 시대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은 "핵문제와 관련해 북한은 '핵을 써도 미국이 북한을 향해 절대 핵 공격을 못 할 것이다', 그리고 '북한이 핵을 끊임없이 만들고 발전시켜도 미국, 중국, 러시아 등 대국이 북한을 어쩌지 못한다' 등 두 가지 공포가 없다"며 "그런데 한국에는 '북한이 핵을 쓰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핵무기 자체 무장을 하다간 한미동맹이 무너지고 전 세계에서 왕따를 당할 것이다' 등의 두 가지 공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주 시기적절한 때에 북한에 없는 두 가지 공포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또 우리가 가지고 있는 두 가지 공포를 어떻게 없앨 것인지에 대해 의미 있는 토론을 해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태 최고위원은 지난달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 이젠 선입견을 내려놓고 검토해야 한다"며 "핵무장을 통해 역설적으로 남북이 핵 감축으로 나아가고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많은 전문가들이 앞으로 한반도에서 핵전쟁이나 무력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그에 대해 대비하지 않는 것은 우리 스스로를 무장해제시키는 행동"이라며 "전문가들이 북한 비핵화가 아직도 가능하다고 얘기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핵을 포기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공격받은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거의 불가능한 목표가 됐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한국 정부가 지금이라도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하면 한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천명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며 "NPT를 탈퇴하고 북한의 협상 복귀를 압박하되,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 '핵무장까지는 가지 않겠지만 핵 잠재력 정도는 용인해달라'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대표적 핵 권위자인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도 이날 발제문에서 "대한민국의 핵무장론은 일제 해방 직후부터 78년간 주장돼 왔다. 국제법 질서는 상호주의에 따라 '핵에는 핵'이 답"이라며 "우리는 자주 핵개발에 따른 경제 제재를 두려워할 것이냐, 미국 핵우산을 쓰고 적화 통일을 무서워할 것이냐는 갈림길에 서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기 위해 또다시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한국은 NPT 탈퇴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더 늦기 전에 정부는 소요 시간과 비용, 필요 인력과 유관 기관 등을 사전에 적확하게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핵무장을 결정했을 경우 예상되는 국제사회의 반응, 국민이 감내해야 할 경제·사회·심리적 부담, NPT와 한미군사동맹 등 외교·군사·안보적 현안 등도 엄정하고 중립적으로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치인들의 잇따른 핵무장론 제기는 북한의 대남 무력 도발과 핵위협이 노골화됨에 따른 자체 핵무장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 흐름을 바탕으로 한다. 최종현학술원이 올해 초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00명 가운데 76.6%는 한국의 독자적인 핵 개발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올해 1월 국방부 연두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질 경우 "대한민국이 전술핵을 배치한다든지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 과학기술로 더 이른 시일 내에 우리도 (핵무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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