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지난달 BTC 9861개 매도 포함 “올해 총 5만 개 이상 판매 예정”
“악영향 주려면 쫓기듯 ‘패닉 셀링’해야…미 정부 패닉 셀링 가능성 낮다”
지난달 14일 비트코인 9861개를 매도한 미국 정부가 다음 달 26일 추가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미 정부가 매도를 예고한 수량이 4만 개가 넘는 만큼 추가적 매도 압력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국내 전문가는 미 정부 차원의 매도인 만큼 ‘패닉 셀링’으로 인한 가격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크립토퀀트 저자인 마툰은 전날인 16일 미국 정부가 올해 5월 26일, 8월 7일, 10월 19일, 12월 30일에 비트코인을 추가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달 14일(현지시각) 다크넷 기반 온라인 암시장인 ‘실크로드’에서 압수한 비트코인 5만1351개 가운데 9861개를 매도했고, 올해 안에 남은 비트코인 4만1490개를 4차례에 걸쳐 전량 매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툰은 해당 날짜를 추측하는 데 미 정부가 실크로드에서 압수한 비트코인을 처음 매도한 날짜에 주목했다. 365일을 5로 나누면 73일인데, 첫 매도 날이었던 3월 14일은 올해의 73번째 날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미 정부가 73일마다 비트코인을 판매하는 패턴을 가지고 있을지, 그저 우연일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라면서도 “미 정부의 비트코인 매도에 따른 추가적인 매도 압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해당 날짜들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현재까지 비트코인 전체 유통량의 1%, 현재 가격 기준 60억 달러가 넘는 약 20만5515개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다. 대부분 범죄 수익 환수를 통해 보유하게 된 물량이다. 대표적으로 2021년에 다크웹 실크로드에서 압수한 약 5만1351개와 지난해 비트파이낸스 해킹 사건에서 압수한 약 9만4636개 등이 포함된다. 이 같은 물량은 비트코인을 매집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13만2500개)와 테슬라(1만752개)의 보유량을 합친 것보다 많다.
마툰의 지적처럼 미 정부의 비트코인 매도는 시장에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 정부가 한 차례 매도에 대략 1만 개의 비트코인을 판매한다고 가정하면, 현재 시세 기준으로 약 3억 달러 규모다. 이는 전날 비트코인의 전체 거래 규모 약 120억 달러의 2%가 넘는 물량이다. 특히, 미 정부가 비트코인을 판매에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로벌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거래량을 기준으로 하면 그 비중은 더욱 커진다. 이날 오후 2시까지 코인베이스 거래소의 비트코인 거래량은 약 2억8100만 달러로, 미 정부의 첫 매도 물량 9861개(약 2억3600억 달러)와 그 규모가 비슷하다.
다만, 미국 정부의 비트코인 매도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대량 매도가 예상되면 ‘가격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시장의 내러티브가 종종 있다”면서도 “샤펠라 업그레이드 이후 이더리움 사례에서 봤듯이, 대량 매도 물량이 가격에 영향을 주려면 시간에 쫓기면서 빠르게 매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 정부가 이 같은 패닉 셀링을 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말해, 미 정부의 범죄 수익 환수 비트코인 매도가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