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평가는 낙제점… 한은법 개정 나서달라 촉구
한은 노조가 18일 공개한 이창용 총재 취임 1주년 설문 결과에 따르면 재임 동안 전체적인 업무실적에 대한 물음에 '매우 잘함(4%)', '잘함(36%)' 등 긍정적 평가가 다수였다. '못한다'와 '매우 못한다'는 각각 7%, 2%에 그쳤다. 보통은 50%였다.
노조는 이 총재 취임 이후 국내외에서 한은의 위상이 이전보다 올라갔음을 체감하고 있으며 통화정책 및 금융안정 부문에서 총재의 업무능력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총재의 학식과 전문성, 국제경제 흐름에 대한 이해도, 탁월한 대외 교섭력 등이 종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총재 취임 후 물가안정을 위한 노력(금리인상 등)과 금융안정을 위한 노력(금융시장 안정화정책 등)이 시의적절하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물음에 과반을 훌쩍 넘는 인원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총재 취임 후 한국은행의 국제적 위상이 올라갔다고 생각하시는지요'란 질문에도 '그렇다(44%)'와 '매우 그렇다(14%)'라고 답변한 비율이 '그렇지 않다(22%)', '매우 그렇지 않다(2%)'보다 더 많았다.
다만 내부경영 측면에선 낙제점을 받았다. '이창용 총재 재임 동안 전체적으로 내부경영에 대해 점수를 매긴다면'이란 질문에 '매우 잘함'과 '잘함'은 2%, 12%에 그쳤다. '못한다(32%)', '매우 못한다(14%)'가 압도적이었다.
이는 젊은 한은 직원들의 연봉이 국내 다른 금융공기업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한은 인건비를 올리려면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제약이 많은 데 따른 것이란 게 노조측 견해다.
유희준 한은 노조위원장은 "십수년간 기재부는 한은의 인건비에 대해 ‘승인’ 권한을 넘어선 ‘결정’ 권한을 자행해오고 있다"며 "세계 어디에도 독립적인 중앙은행 직원의 인건비를 중앙정부 부처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곳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시경제와 관련해 뚜렷한 행적이 없었던 기재부 예산 관료 출신이 한은 금융통화위원으로 21일 부임하게 된다"며 "기재부는 무엇을 원하는가. 인건비 통제도 모자라 일반예산, 더 나아가 통화정책마저도 통제하려 드는가"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유 위원장은 "한은 직원 인건비는 노사협상을 통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한은법 개정에 적극 나서 달라"고 이창용 총재에게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