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위에서 1위로 두 계단 올라
자선활동에도 힘써
17일(현지시간) 포브스에 따르면 김 회장의 자산은 전년 대비 20억 달러 증가한 97억 달러(약 12조7982억 원)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한국의 50대 자산가 순위 중 지난해 3위에서 두 계단 올라 1위에 등극했다.
이재용 회장은 반도체와 스마트폰 수요 부진으로 인해 자산이 지난해 92억 달러에서 80억 달러로 감소했지만, 3년 연속 2위 자리를 고수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자산이 69억 달러에서 57억 달러로 줄었지만, 3위에 올랐다. 뒤이어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최고비전제시책임자(51억 달러)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50억 달러)이 각각 4·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49억 달러)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41억 달러) △고(故) 김정주 넥슨 대표의 자녀인 김정민·정연 자매(36억 달러)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34억 달러)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33억 달러)가 나란히 6~10위에 올랐다.
원화 약세와 증시 부진으로 한국 부자들의 재산이 감소했다고 포브스는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주요 수출품 수요 부진 속에서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9% 하락했다. 국내 50대 부자의 총자산은 지난해 1300억 달러에서 1060억 달러로 18%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1위에 올랐던 김범수 의장은 자산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면서 5위로 밀려났다.
김병주 회장은 비상장기업 투자 비중이 큰 사모펀드(PEF) 특성상 자산가치 하락을 비교적 잘 방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포브스는 “자산이 증가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며 “김 회장은 신규 투자로 인해 금액과 증가율 측면에서 모두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올해 포브스의 산업별 글로벌 자산가 순위에서도 사모펀드 운용사(PE) 부문 1위에 올랐다. 김 회장이 이끄는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지분 13%를 미국 투자회사인 다이얼캐피털에 10억 달러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MBK파트너스의 순지분가치는 10조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평가됐다. 현재 이 회사는 26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김 회장은 또한 포브스 선정 ‘아시아의 대표적인 자선가’에 2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2007년 MBK장학재단 출범 이후 16년째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서울 서대문구 시립도서관 건립에 2550만 달러의 개인 재산을 선뜻 내놨다. 작년 9월에는 뉴욕 매트로폴리탄 미술관에 1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MBK파트너스는 “김 회장은 홍콩 모닝사이드 그룹의 공동설립자인 로니에 찬, 제럴드 찬 형제와 함께 2년 연속 포브스 선정 아시아의 대표적 자선가에 선정된 3인 중 한 명”이라며 “한국에서는 지난해 유일하게 아시아의 대표적 자선가로 뽑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