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발진이 생겼어요" 엠폭스일까요?…Q&A로 알아봤습니다 [이슈크래커]

입력 2023-04-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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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엠폭스 양성 환자의 검체에서 바이러스를 분리·배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난해 8월 17일 밝혔다. 위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한국분리주 전자 현미경 사진. (사진제공=질병관리청)

최근 국내에서 엠폭스(원숭이두창)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데요. 19일 질병청에 따르면 이날 국내 엠폭스 환자가 2명 추가로 발생해 누적 확진자는 18명으로 늘었습니다. 이들 중 대부분이 국내 감염 추정자라 국내 지역사회 감염 우려도 확산하고 있죠. 특히 1~5번째 엠폭스 확진자는 해외 또는 의료기관에서 감염됐으나, 이후 감염자들은 국내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지에서는 엠폭스의 대규모 전파 가능성까지 논하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엠폭스는 호흡기로 전파되는 코로나19와 달리 일상적 접촉으로는 감염되지 않고, 밀접접촉(피부·성 접촉 등)을 통해 전파되는 특성상 대규모 전파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온라인 상에서는 “공중화장실, 대중목욕탕, 호텔도 사용하지 말아야 하냐”는 의문이 숱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 내 엠폭스 감염 주의 안내문. (연합뉴스)

엠폭스, 어디서 시작됐나…“주로 밀접 접촉으로 감염”

엠폭스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입니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국립혈청연구소에서 사육되던 실험용 원숭이로부터 최초 발견됐습니다.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인간 감염 사례가 처음 보고됐고, 이후 중·서부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생했는데요. 지난해 5월 이후엔 영국 등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감염 사례가 늘어나며 전 세계로 확산했죠. 당시 WHO 고문인 데이비드 헤이만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교수는 “스페인과 벨기에에서 개최된 두 차례 열린 대규모 파티(RAVE)에서 성 소수자 간 성접촉을 통해 시작됐다는 게 유력한 가설”이라고 짚었습니다.

엠폭스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원인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쥐, 다람쥐, 프레리도그 같은 설치류와 원숭이 등)과 사람의 혈액·체액·피부병변, 또는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질(린넨·의복 등)과 접촉할 경우 걸립니다. 태반을 통해 엄마에게서 태아로 수직 감염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말에 의한 사람 간 직접 전파나 바이러스가 포함된 미세입자(에어로졸)를 통한 공기 전파도 있을 수 있으나 매우 드뭅니다. 다만 WHO는 입 안에 궤양, 발진 등이 있으면 진물이 침에 섞여 퍼지면서 전염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알렸습니다.

엠폭스의 사람 간 감염은 주로 감염자와의 밀접 접촉으로 발생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감염자의 혈액이나 체액, 오염된 침구, 성관계·키스 등 밀접한 신체 접촉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는 건데요. 국내에서는 지난해 6월 처음 발생했고, 이달 7일 확진된 6번째 환자 이후로는 13명 모두 증상 발생 3주 이내 해외여행력이 없어 국내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엄준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7일 YTN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 출연해 “최근 국내 감염 사례를 보거나 다른 나라 사례들도 보면 사실상 성 접촉을 통한 성 매개 감염으로 보인다”며 “그 정도 강도의 접촉이 일어나야지만 감염된다고 봐야겠고, 통상적으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촉하는 정도의 강도로는 감염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정부는 13일 엠폭스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기존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기도 했습니다. 엠폭스는 현재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법정감염병 2급으로 분류돼 발생 24시간 이내에 신고와 격리에 들어가도록 관리되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엠폭스의 대규모 전파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국내 전파를 조기에 억제하기 위해서는 의심 증상자의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며 “감염이 의심되면 관할 보건소에 신속하게 신고해주고, 의료계에서는 조기 진단 의뢰 등 확산 차단에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안내했습니다.

그렇다면 엠폭스의 증상은 어떻고, 감염을 막으려면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요? 엠폭스에 관한 몇 가지 궁금증을 큐앤에이(Q&A) 형식으로 정리해봤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엠폭스, 수건·침구로도 감염된다?

엠폭스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발열과 오한, 림프절 부종, 피로, 근육통 및 요통, 두통, 호흡기 증상(인후통, 코막힘, 기침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또 1~4일 후에 얼굴과 입, 손, 발, 가슴, 항문, 생식기 근처에서 발진 증상이 나타나는데요. 대체로 반점→구진(붉은 병변)→수포(물집)→농포(고름)→가피(딱지) 순으로 진행됩니다. 초기에는 뾰루지나 물집처럼 보일 수도 있고,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항문 통증, 직장 출혈, 장염도 엠폭스의 주요 증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체로 감염 후 2~4주 만에 회복되지만,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죠. 예방과 초기 발견이 중요한 만큼,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질병관리청 1339나 거주지 관할 보건소로 신고·방문해 방역당국의 안내에 따라야 합니다. 엠폭스 관련 궁금증을 Q&A로도 정리해봤습니다.

감염자가 사용한 의류나 옷감, 침구를 만졌는데 감염될까요?

엠폭스의 잠복기는 5~21일 정도로 긴 편입니다. 전염력이 가장 강한 시기는 감염 3~5일 사이죠. 우선 감염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곧장 감염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나 구강, 폐포에 있는 감염 비말에 의한 사람 간 직접 전파나 바이러스가 포함된 미세입자를 통한 공기 전파도 있을 수 있으나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설명입니다. 전문가들은 침구나 수건을 통해서도 전파가 이뤄질 가능성은 있지만, 이보다는 밀접 접촉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부연했습니다. CDC는 감염 환자가 사용하던 의류나 옷감, 침구 등을 만졌다고 해도 감염될 위험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수영장 물이나 대중목욕탕 등을 통해 전파된 사례나 연구 결과도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즉 장기간 밀접한 접촉이 이어졌을 때 감염 우려가 커진다는 겁니다.

성관계시 콘돔을 착용하면 감염을 막을 수 있을까요?

정액 등을 통한 감염은 막을 수 있겠으나, 피부 접촉 등 다른 경로를 통한 감염 우려가 있습니다. 이에 유증상자와 성관계, 키스 등 강도 높은 신체 접촉은 삼가야 합니다.

치료제·백신 등 대응 상황은 어떻게 되나요?

엠폭스는 대부분 2~4주 후 자연 치유되고 치명률은 0.13%, 중증도는 1% 미만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보통 감염력이 없어질 때까지 1인실에 격리해 입원치료를 받는데요. 면역저하자나 습진 병력, 임신 및 모유 수유자의 경우엔 중증도가 높을 수 있습니다. 각 시·도별 지정병원은 엠폭스 항바이러스 치료제인 ‘테코비리마트’ 504명분을 보유하고 있고, 필요시 해당 약물 치료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또 질병청은 국내 전파 상황 등을 고려해 추가 구매 등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8월엔 3세대 두창 백신 5000명분을 국내에 도입했습니다. 검사 시약은 4400명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일일 최대 200건의 검사가 가능합니다.

다만 당국은 현재 대규모 유행이 진행되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일반인 대상 접종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엠폭스 환자를 진료할 가능성이 많은 의료진, 중위험군 이상의 접촉자들에 대해서 접종을 안내 및 권고하고 있는데요. 필수의료진을 대상으로 사전접종을 완료했습니다. 고위험 접촉자는 노출 후 14일 이내, 중위험 접촉자는 노출 후 4일 이내 백신을 접종할 수 있습니다.

예방수칙이 궁금해요

당국은 엠폭스에 대해 현 방역대응 역량으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라고 설명합니다. 과도한 불안감을 갖기보다는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의심증상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신고할 것을 권고하고 있죠.

질병청은 예방수칙으로 △익명의 사람과 밀접접촉 삼가기 △피부병변을 긴 소매 옷 등으로 감싸 다른 사람과 직접 접촉 없도록 주의 △피부발진이나 궤양, 림프절병증, 발열 등 의심 증상이 있을 때 다른 사람과 밀접접촉 자제 △손 씻기 준수 등을 안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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