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성비 소비 적극 공략…실적 호조세 잇는다
스파오·애슐리퀸즈 출점 늘려…'최대 90% 세일' 창고형 할인매장 출격
코로나19 타격으로 주춤했던 이랜드가 2년 연속 흑자를 냈다. 패션, 유통, 외식 등 사업 부문 전반에서 모두 고른 성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랜드는 올해 물가 부담으로 가성비를 선호하는 소비 심리를 공략해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2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랜드월드의 지난해 매출액(연결기준)은 전년 대비 3.55% 증가한 5조328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랜드월드가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조 원을 넘긴 건 2019년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이랜드월드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2.14% 늘어난 1256억 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이랜드월드는 코로나19 타격으로 2020년 1051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기도 했지만 이듬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바 있다.
이랜드가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주 사업 부문인 패션, 유통, 외식에서 모두 고른 성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랜드월드는 이랜드그룹의 모회사임과 동시에 패션부문을 영위하는 사업형 지주회사다. 유통 사업부문은 이랜드리테일이, 외식 사업부문은 이랜드이츠가 담당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랜드월드의 지난해 매출액(별도기준)은 1조5206억 원, 영업이익은 270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0.83%, 164.9% 오른 수준이다. 실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 건 스파오다. 스파오는 지난해 ‘2일 생산 시스템’을 도입해 재고율을 20% 미만까지 줄였다. 2일 생산 시스템은 의류 발주부터 생산, 입고까지 모든 과정을 48시간 안에 끝내는 게 핵심인데 소비자 수요를 반영하는 만큼 재고 관리에 효율적이다.
유통 사업을 영위하는 이랜드리테일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보다 1.47% 줄어든 1조6161억 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69억 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131.5%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리오프닝이 시작되면서 실적이 개선됐으나 물적 분할로 전체매출을 줄었다는 게 이랜드의 설명이다. 이랜드리테일은 하이퍼마켓 사업 부문과 패션브랜드 사업 부문을 각각 이랜드킴스클럽과 이랜드글로벌로 물적 분할한 바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최근 오아시스와 손을 잡고 킴스오아시스 온라인몰을 구축, 새벽배송에 나서고 있다.
이랜드의 외식도 외형 확대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랜드이츠는 지난해 매출액 253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6.3%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0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대표적인 외식 브랜드인 애슐리를 프리미엄 매장인 애슐리퀸즈로 리뉴얼한 것이 주효했다는 게 이랜드의 설명이다. 이랜드에 따르면 애슐리퀸즈의 점포 당 매출은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50% 늘었다.
이랜드는 최근 가파른 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가성비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해 올해에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가성비의 대표주자인 SPA 브랜드에 힘을 준다. 이에 스파오 성인매장을 100개에서 200개로, 스파오 키즈매장은 기존 30개에서 60개로 늘린다. 애슐리퀸즈도 동탄과 같은 신도시 상권을 중심으로 출점해 80호 점까지 출점할 계획이다.
아울러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70~90% 세일하는 창고형 할인 매장도 낸다. 이랜드글로벌은 최근 뉴코아 강남점과 NC강서점에 창고형 할인 매장 NC픽스를 재개장했다. NC픽스는 이번 리뉴얼을 통해 여성의류 비중을 50% 늘리는 한편 잡화, 리빙 상품으로 상품 구색을 넓혔다. 해외 재고를 직매입 방식으로 들여오는 만큼 높은 할인율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를 위해 미국 창고형 할인매장 티제이 맥스를 벤치마킹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랜드월드 패션사업부는 지난해 8월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이미 재작년영업실적을 이미 넘어섰다. 객단가와 이익이 크게 오르면서 최대 실적을 거뒀다”며 “외식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식사와 후식까지 한 번에 합리적인 가격에 해결할 수 있어 애슐리퀸즈를 찾는 고객도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