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2.02% 하락 마감…시간외거래에서도 6.07% 하락
서학개미 테슬라 보관금액 14조원
주가 올해 47% 올랐지만, 1년 전에 비해 ‘반토막’
“높은 마진율이 무너지고 있다. 가격인하를 무려 6번 했으니 당연한 하락이다. 수익률 때문에 높은 퍼(per)를 인정받았는데 이것이 무너지면 꽝이다.”(테슬라 종목 토론방)
테슬라가 가격 인하 여파로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서학개미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테슬라는 여전히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으로, 이들이 현재 들고 있는 금액만 14조 원에 달한다.
19일(현지시간) 테슬라가 발표한 1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단행한 가격 인하로 차량 매출은 늘었으나 순익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233억 2900만 달러(약 31조42억 원)로 작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지만, 순이익이 25억1300만 달러(약 3조3398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급감했다.
기업의 순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마진은 거의 반 토막 났다. 마진율은 19.2%에서 11.4%로 줄었다. 이날 실적 발표에 앞서 테슬라는 모델 Y 차량의 미국내 판매 가격을 3000달러, 모델 3의 판매가격을 2000달러 각각 인하했다. 이번 가격 인하는 여섯 번째다. 이달에만 두 차례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테슬라가 또다시 가격을 인하하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2% 하락한 180.59달러에 마감했다. 시간외에서도 6.07% 하락했다. 주당순이익도 1.07달러에서 0.85달러로 떨어졌다.
테슬라의 치킨게임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와 주가 하락은 서학개미의 근심으로 옮겨갔다. 올해 국내 투자자는 2억4735만9685달러(약 3284억 원)어치 테슬라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1% 감소한 규모지만, 테슬라는 서학개미 순매수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8일 기준 테슬라 보관금액은 105억4483만2316달러에 달한다. 약 14조 원 규모다. 테슬라 주가는 하락을 거듭하다 올해 들어 46.6% 올랐지만, 1년 전에 비해선 여전히 반토막 수준이다.
마진이 반 토막 났지만, 테슬라는 앞으로도 가격전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일론머스(Elon Musk)가 제시한 올해 연간 판매량 목표치는 200만 대다. 이를 달성하려면 테슬라의 연간 판매량 상장률은 52%를 달성해야 한다. 1분기 판매량 성장률이 36%로 목표치를 하회한 만큼 2~3분기 판매량 성장률을 52%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차량 가격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다.
정나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차량 가격을 추가 인하할 경우 매출 및 순이익 전망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기 침체 우려 및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 속 차량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예상만큼 크게 증가하지 않음을 1분기 판매실적에서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 실적은 최근 랠리를 펼친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의 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배터리 전체 부품가치 중 50% 이상이 북미에서 생산 또는 조립된 경우에만 전기차 구매 고객에 보조금이 지급되는데, 이는 전기차 수요 또는 수익성 약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