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조사·강래구 영장 재청구…檢 ‘돈봉투 수사’ 속도 낸다

입력 2023-04-2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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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청구한 첫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하지만 검찰은 구속 필요성을 보강하기 위해 혐의 다지기에 나서는 동시에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관련자 소환 조사 등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조만간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 대한 보강수사를 실시한 뒤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예정이다. 강 위원은 2021년 3~5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총 9400만 원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수사팀 관계자는 영장 청구 당시 “강 위원이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회유 정황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사건 관계자를 회유하며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검찰은 19일 정당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강 위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21일 서울중앙지법은 이를 기각했다.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영장 기각 사유로 △강 위원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도망의 염려가 없다는 점 △방어권을 보장해줘야 하는 점 등을 설명했다.

법원이 범죄의 사실관계와 사안의 중대성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 아니라 증거인멸 가능성이 낮다고 본 만큼 검찰은 증거인멸 정황을 보강 수사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전망이다.

법원의 판단 직후 검찰은 입장을 내고 “정당의 당대표 선거 금품살포 전체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 피의자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공범들과 말맞추기 및 회유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고 그로 인해 공범들 간 실질적인 증거인멸 결과까지 발생한 상황”이라며 “피의자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증거인멸 우려가 명백히 인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 및 사유에 대하여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돈 봉투 의혹에서 첫 번째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검찰 수사는 차질 없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의 종착지로 거론되는 송 전 대표는 23일 밤 귀국길에 올라 24일 입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 전 대표가 조사를 받겠다고 한 만큼 검찰은 조만간 그를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은 송 전 대표 소환조사에 앞서 그가 얼마나 사건에 깊숙이 개입했는지 등 기초 사실 관계 정리부터 주변인들의 진술 등을 종합하며 혐의 다지기에 주력할 예정이다.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현직 국회의원은 10~20명 정도로 예상된다. 송 전 대표에 이어 현역 의원들에 대한 줄소환도 예견되는 만큼 검찰은 강 위원 구속영장 기각과 별개로 증거 수집과 관계자 진술 확보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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