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메인넷 믹서 ‘토닉 캐시’ 출시…“불법성 높은 서비스 제재할 제도 필요”

입력 2023-04-2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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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닉캐시, 자금 세탁 믹서 ‘토네이도캐시’의 국산 메인넷 버전
면책조항서 메인넷 거리두기…업계, “과도한 관계 부정 이례적”
전문가, “탈중앙=무정부주의 아니야…일부 관리할 제도 필요”

▲주로 자금 세탁에 활용되는 믹서(Mixer) 서비스인 '토닉캐시'가 국산 메인넷에 22일 출시됐다. (출처=토닉캐시 홈페이지)

자금의 출처를 알 수 없게 만드는 믹서(Mixer) 서비스인 ‘토닉캐시’가 국산 메인넷을 기반으로 출시됐다. 업계에서는 토닉캐시가 클레이튼과 과도한 선긋기를 하는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불법적으로 사용될 여지가 높은 서비스는 막을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클레이튼과 위믹스 메인넷을 지원하는 믹서(Mixer) ‘토닉캐시’ 출시됐다. 토닉캐시는 대표적인 믹서인 ‘토네이도캐시’를 기반으로 개발돼 클레이(Klay)와 위믹스(Wemix),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의 입출금을 지원한다.

믹서란 입금 주소와 출금 주소 간 온체인 연결성을 끊어 자금 추적을 어렵게 해, 자금의 익명성을 강화하는 프로토콜이다. 일반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해커들이 자금 세탁에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가장 대표적인 믹서인 토네이도캐시는 지난해 6월 발생한 북한 해커그룹 ‘라자루스’가 서비스를 자금세탁에 활용한 사실 등이 알려지며, 미국 재무부에 의해 지난해 8월 제재 대상 블랙리스트에 올라 미국 내 사용이 금지된 바 있다.

▲토닉캐시 측은 익명성이 블록체인의 대중화에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처=토닉캐시 Docs)

아직까지 토닉캐시를 개발한 팀이 어떤 팀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토닉캐시 측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서비스가 토네이도캐시를 기반으로 개발됐다고 밝히고 있다. 팀은 온체인 내 익명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개인 정보 보호는 탈중앙화의 기초”라고 소개하고 있다. 프라이버시가 매스 어답션을 위한 기반이기 때문에 믹서를 통한 자금의 익명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토닉캐시는 면책조항의 앞 부분에서 '클레이튼 재단' 및 메인넷과의 관계성을 극구 부인했다. (출처=토닉캐시 Docs)

또한, 토닉캐시 측은 면책조항(Disclaimer)의 앞 부분에 토닉캐시가 클레이튼 재단, 카카오, 크래커 랩스 등과 제휴하거나 투자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해당 내용이 달라질 경우에는 변경 사항을 공지하겠다고 밝혀 여지 남겨둔 상태다. 토닉캐시가 이런 내용을 면책조항에 넣은 이유는 최근 논란이 된 ‘크래커랩스 사태’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토닉캐시는 위믹스 메인넷에도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위믹스 재단에 대한 언급은 없다.

로집사 가상자산 레귤레이션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정엽 법무법인 LKB 대표변호사는 토닉 캐시가 클레이튼 재단과 이렇게 선을 긋는 것에 대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출시 과정에서 팀과 재단이 소통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에 팀 구성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업계 관계자들 역시 이런 행동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까지 메인넷과 관계가 없다고 어필하는 프로젝트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단 디앱(Dapp)을 런칭할 때 재단이랑 협의가 되면 투자나 지원을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를 의식해 관계가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디앱을 배포하는 것 자체는 재단에서도 막을 수 없고, 아마 재단에서도 (믹서와) 얽히고 싶어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클레이튼 재단 측은 “토닉캐시와의 소통은 없었다”면서 “클레이튼이 퍼블릭 메인넷인 만큼 누구나 자유롭게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도록 검열을 지양하고 있어, 특정 프로토콜의 활동을 저해하는 방법은 구현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익명 프로토콜이 부적절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점도 인지하고 있다”면서 “익명 프토토콜 중에서도 감사 기능이 추가된 프로젝트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는 등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 변호사는 ‘토닉캐시’와 같이 불법적으로 활용될 여지가 큰 서비스는 시장에 맡길 것이 아니라, 퇴출할 수 있는 메인넷 상의 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비즈니스 영역으로 들어오면 자금의 출처는 더 이상 사생활이 아니”라며 “이렇게 세탁된 돈은 거래소에서도 받아주지 않을 것이고, 향후 전 세계적으로 제정될 기본법들에서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인넷 입장에서 이런 서비스를 내리거나 못하게 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C(거버넌스카운슬)나 DAO 투표 등을 통해 허가를 하거나, 등록한 뒤 추후에 문제가 발생하면 서비스를 내릴 수 있는 일부 제재 권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탈중앙과 무정부상태는 전혀 다른 것”이라면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탈중앙은 발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클레이튼 #토닉캐시 #위믹스 #이정엽 #가상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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