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김성근의 지략이 통했다.
24일 방송된 JTBC ‘최강야구’에선 kt 위즈 2군 대 몬스터즈의 개막전 경기가 펼쳐졌다.
지난주 방송에서 몬스터즈는 선발투수 이대은의 멋진 호투와 포수 박재욱의 도루저지에 힘입어 3회초 무실점 경기를 이어갔다.
이날 몬스터즈는 김성근 감독의 작전 야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몬스터즈의 공격인 3회말 1사 1·3루 상황, 상대 투수 김태오가 공을 던지는 순간 3루에 있던 최수현이 홈을 향해 달렸다. 팀의 2번 타자 이택근은 번트를 갖다 댔다. 스퀴즈였다. kt는 생각지도 못한 작전에 허둥거렸고, 몬스터즈는 귀중한 선취점을 얻게 됐다.
스퀴즈 전 김성근 감독의 복잡한 사인 지시를 '가짜 지시'로 생각했던 kt 더그아웃은 충격에 빠져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이후 3번 타자 박용택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면서 만루 상황이 됐다. 이후 등판한 4번 타자 정성훈에게 모든 관심이 쏠렸다. 이날 김성근은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 대신 정성훈을 4번에 배치하는 파격 행보를 보여줬던 터라 이목은 더 집중됐다.
김성근의 선택은 옳았다. 정성훈은 믿음에 보답하듯 방망이를 크게 휘둘렀다. 몬스터즈 최초의 만루홈런이었다. 스프링캠프 내내 땀 흘리며 안타 자세까지 처음부터 다시 배웠던 정성훈의 노력이 빛을 본 순간이었다. 더그아웃과 관중석에선 엄청난 환호가 터져 나왔다.
더그아웃에 돌아온 후에도 정성훈은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인터뷰에서 정성훈은 "그 기분은 타석에서 만루홈런 쳐 본 사람만 알 수 있다"며 "나이는 44세지만 마음은 20대 선수들과 똑같다. 노력하고 열심히 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후 김성근은 이대은에 이어 몬스터즈 최초 아마추어 투수 정현수, 신재영, 유희관, 송승준을 차례로 등판시키며 6-2 승리를 가져갔다. 특히 승리투수 이대은의 활약이 돋보였다. 5와 3분의 1이닝 0볼넷 7탈삼진을 기록하며 선발투수로 더할 나위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대은은 "잠실구장에서 이대호와 유희관이 사람들에게 함성을 받는 걸 보며 부러움을 느꼈다"며 "나도 그 함성을 받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받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너무 좋았다. 오늘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라며 웃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NC다이노스 육성선수로 발탁돼 몬스터즈를 떠나는 포수 박찬희의 송별회도 진행됐다. 김성근의 마음이 담긴 싸인볼을 선물로 받은 박찬희는 감동의 눈물을 보여 모두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