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어린이병원 프로젝트’ 제시…필수의료 강화·미래의학 대비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미래 K-디지털 의료를 완성하겠습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대병원의 미래 운영 방향으로 ‘K-디지털 의료 완성’을 제시했다. 우선 ‘미래 어린이병원 프로젝트’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 방향성 및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김 원장은 “디지털 헬스 기반 미래의료를 실현하려면 한 사람이 태어나서 노화할 때까지 종적 데이터를 축적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통해 K-디지털 의료를 완성하고 새로운 일거리도 많이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는 향후 신생아 대상 첨단 진단·치료방법을 개발하고 희귀질환 및 소아암의 진단·치료에 나서는 동시에 오믹스(유전체, 전사체 등 생물학 분야) 데이터를 축적할 계획이다. 어린이병원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2027년 개원 예정인 배곧서울대병원을 지역사회기반 디지털 헬스병원으로 만들겠다는 게 목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저출산,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기피 현상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원장은 “주요 자원을 모두 쏟아 붇겠다. 많은 일거리, 다양한 연구과제, 향상된 진료 등을 통해 우수한 인재가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에 지원하도록 하겠다. 디지털 헬스 기반 첨단의료를 제공해 어린이들의 건강을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필수의료 강화에도 나선다. 서울대병원은 ‘필수의료진확보위원회’도 구성할 계획이다. 김 원장은 “우수한 학생은 아직 많다. 하지만 학생들은 자신이 겪어야 할 의료 문제, 격무, 낮은 보수 등 현실적인 이슈로 꿈을 포기하게 된다. 소중한 꿈을 가진 의료진이 서울대 의대, 서울대병원에 있다. 병원이 가진 가치를 바탕으로 필수의료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최고 의료수준을 확보한 서울대병원에 대해 더 많이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병원별 주력진료 특성화도 강화한다. 서울대병원 본원은 중증·희귀·난치질환, 분당서울대병원은 혁신디지털 병원으로, 보라매병원은 공공의료 통한 의료사각지대 지원, 강남센터는 예방의료 등으로 기관별 강점을 더 공고히 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공공임상교수 및 전공의 공동수련, 지역거점 공공병원 의료진 파견으로 공공의료 체계도 지원하기로 했다.
환자 친화 병원 환경 조성도 약속했다. 김 원장은 “원무 및 회계시스템을 개선하고 민첩 경영 시스템을 확보하겠다”면서 “의료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외래 2분 진료라고 비판받지만, 2분만 쓴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그 많은 교수가 전날 밤에 리뷰를 준비한다. 진료의 질에 대해서는 우리 병원뿐만이 아니다. 환자의 만족도가 낮을 수는 있지만, 우리의 의료 질은 결코 낮지 않다. 2분 진료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 알아 줬으면 한다. 만족도를 올리는 건 숙제로 남아있다”고 했다.
미래의학에 대한 준비도 잊지 않았다. 김 원장은 “(서울대병원은) 미래의학에 대비할 책임이 있다”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디지털헬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원격의료 등 분야 연구에 반드시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과학자 양성에도 힘쓰겠다. 디지털헬스를 열쇠로 하고, 의료빅데이터를 연료로 하는 가치 기반 의료가 미래 의료가 될 것이다. 세계 최고의 미래병원으로 나아가기 위해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원장은 “서울대병원은 엄청 큰 의료 조직이다. 병원별 특성을 강화하고 네트워크를 잘 수립한다면, 국민 건강 증진은 물론, 전 세계 환자의 건강을 증진하는 미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한편,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인 김영태 원장은 고위험 폐이식과 폐암 임상, 유전체 연구 분야 권위자로 평가를 받고 있다. 1988년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96년부터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폐암센터장을 지냈으며, 지난달 6일 제19대 서울대병원장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