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요청에 1월부터 편지 오가며 교감해 투자 확정
"넷플릭스 투자, K-콘텐츠 팔로워 늘려…유행 지난 작품도 매입"
김건희, CCO 만나 K-콘텐츠 홍보 당부
CCO, '더 글로리' '길복순' 언급하며 "한국 등장인물 큰 사랑"
윤석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국빈방문 첫 일정으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접견해 K-콘텐츠에 25억 달러(한화 약 3조3000억 원) 투자 약속을 받아냈다. 용산 대통령실은 지난 1월부터 넷플릭스의 요청으로 윤 대통령 차원에서 교감을 이룬 결과라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빈방미 일정 중 3박 4일 간 머무를 미 정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 서랜도스 CEO를 위시한 넷플릭스 임원들을 불렀다.
윤 대통령은 “서랜도스 대표가 앞으로 4년 간 K-콘텐츠에 25억 달러, 약 3조3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대한민국 콘텐츠 사업과 창작자, 그리고 넷플릭스 모두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랜도스 CEO는 “25억 달러는 한국에 진출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투자한 총금액(1조5000억 원)의 2배에 달하는 액수다. 앞으로 4년 간 한국 드라마, 영화, 리얼리티쇼 창작을 도울 것”이라며 “이렇게 결정내릴 수 있었던 건 한국 창작 업계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한국이 멋진 이야기를 계속 들려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이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한류에 대해 애정과 강력한 지지를 보내준 것도 한몫 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넷플릭스가 특정 국가에 대한 투자 규모를 공개하지 않아왔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대통령 차원에서 교감을 이룬 결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도 중간보고가 올라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월 말쯤 넷플릭스 쪽에서 먼저 제안해 논의가 시작돼 최종적으로 투자금액이 25억 달러가 됐다”며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넷플릭스 간에 편지도 오갔고, 사전에 윤 대통령 부부와 넷플릭스 최고 경영진 간에 교감이 있었다.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영부인께도 진행상황이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넷플릭스에서 큰 투자가 들어온다는 건 한국 콘텐츠를 많이 사서 전 세계에 유포시켜 팔아준다는 의미로, 투자를 유치하면 유치할수록 한국 콘텐츠 팔로워가 더 많아지는 것”이라며 “넷플릭스 쪽에선 한국의 영화·드라마·다큐멘터리 등 콘텐츠에 투자를 한다고 했다. 웹툰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로 퍼져나갈 것이고, '오징어게임'처럼 직접 투자해 만드는 것 외에도 ‘미스터 선샤인’ 같이 한국에서 만들어져 유행이 지나간 콘텐츠도 매입돼 전파하는 양도 꽤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서랜도스 CEO 접견 외에 김 여사도 벨라 바자리아 최고콘텐츠책임자(CCO)를 접견해 한국 콘텐츠 홍보 활성화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김 여사는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며 “넷플릭스 투자를 통해 잠재력이 큰 한국의 신인 배우와 신인 감독, 신인 작가가 더욱 많이 발굴될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올해와 내년이 ‘한국 방문의 해’인 만큼, 넷플릭스의 드라마나 영화, 예능에서 이러한 한국의 역동성을 잘 담아준다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멋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바자리아 CCO는 이에 “할리우드 문화가 주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에는 한국 문화와 한국어, 등장인물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더 글로리’ ‘길복순’ ‘옥자’ 등 작품 속 강인한 여성 캐릭터들을 언급했다. 이어 “한국적인 색채가 강한 콘텐츠일수록 더욱 큰 사랑을 받는다.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를 통해 한국의 전통과 문화, 음식 등이 잘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