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낮추는 등 공격적인 고객 유치에 나섰다. 최근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도 연 3%대로 내려오면서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신규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중 55.9%가 금리 연 3.5~4% 미만 구간에 집중됐다. 금리 연 4~4.5% 미만이 적용된 대출은 32.3%, 연 4.5~5% 미만 비중은 11.8%다.
케이뱅크도 연 3.5~4% 미만 구간이 45.1%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연 4~4.5% 미만이 44.3%, 연 4.5~5% 미만이 10.3%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아파트담보대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모두 3%대로 내렸다. 아담대 고정금리를 최대 0.22%포인트(p), 변동금리를 최대 0.3%p 인하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달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4.04%로 은행연 공시 대상 16개 은행 중에서 가장 낮았다.
27일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금리는 혼합금리 연 3.544%~6.173%, 변동금리 연 3.778~6.668%다. 케이뱅크는 각각 연 3.91~4.95%, 연 4.09~5.82%다. 카카오뱅크는 20일 최저금리가 연 3.5%대인 주담대 특판 상품을 내놓았다. 또 주담대 취급 대상을 아파트에서 연립·다세대주택까지 확대했다.
실제 시중은행에서 인터넷은행으로 대환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달 대환 약정 금액은 5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3배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금리 및 한도 조회 수는 11만 건으로 2월(약 9만 건)보다 약 18% 늘었다. 3월 약정금액 기준으로 약 80%가 1금융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도 올해 1분기 대환대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8배 증가했다. 취급액은 약 22배 올랐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인건비와 점포관리를 해야 하지만, 인터넷은행은 비대면이라 비용을 아낄 수 있어서 시중은행보다 금리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도 3%대로 금리가 내려오면서 은행권의 주담대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은행 등에서 금리 3%대 주담대가 이뤄졌다. 주담대 신규대출 중 금리 3%대 비중은 국민은행 2.1%, 신한은행 0.4%, 하나은행 0.3%다.
3%대 주담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76~5.86%로 집계됐다.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는 연 4.09~5.806%다.
시중은행은 각사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내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고객 유치에 한창이다. NH농협은행과 BNK부산은행이 비대면 주담대 관련 경품 추첨 이벤트를 준비했다.
농협은행은 6월 30일까지 ‘NH모바일아파트대출2.0’ 또는 ‘NH모바일전세대출+’ 대출한도·금리조회 고객 중 500명을 추첨해 각각 NH포인트 1만 점을 제공한다. 부산은행은 모바일뱅킹 ‘ONE 아파트담보대출’ 출시 200일을 맞아 고객 감사 이벤트를 실시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은행의 금리 인하 조치 외에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내릴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에 준거금리가 되는 금융채 금리가 하락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