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만 4730억 원 투입…매출액 18% 차지
R&D 집약한 ‘리니지W’, 출시 이후 인기 상위권
엔씨소프트는 국내를 대표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개발 명가로 꼽힌다. 국내 온라인 게임의 역사인 ‘리니지’ 시리즈를 비롯해 ‘아이온’, ‘블레이드 & 소울’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IP를 제작했다. 이처럼 엔씨소프트가 MMORPG 명가로 거듭나게 된 배경에는 끊임없는 R&D가 자리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게임업계에서 기술 R&D에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R&D 영역에 4730억 원을 투자했는데 이는 매출액의 18%를 차지한다. 2013년부터 엔씨소프트가 10년 동안 R&D로 사용한 금액은 2조 8000억 원에 달한다.
R&D 투자는 ‘게임 개발’에 집중하는 엔씨소프트의 특성을 반영했다. 자체 IP를 중심으로 게임을 직접 개발해 서비스하며, 단순 퍼블리셔가 아닌 ‘개발사’라는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 특히 신규 IP 개발과 게임 제작 역량 강화, 미래 신기술 확보 등 기술혁신에 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탄생한 ‘리니지W’는 엔씨소프트의 R&D 기술력이 총동원된 게임이다. 리니지W는 12개 국가 유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전투를 벌인다. 즉, 서비스를 지원하는 국가별 네트워크 인프라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상위 네트워크 모델 구축, 자체 개발 맵 로딩 기술, 실시간 AI 번역 등의 기술을 활용했다. 지속적인 R&D 투자에 힘입어 리니지W는 출시 후 18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만 등의 국가에서 랭킹 1위를 견고하게 지키는 IP로 자리매김했다.
안정적인 서버 환경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엔씨소프트는 어떤 환경에서도 쾌적한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도록 게임 운영에 필요한 데이터 인프라를 이중화, 이원화, 다원화시켜 운영하고 있다. ‘이중화’는 시스템 장애를 대비해 동일 시스템을 2개 구축하는 것이다. ‘이원화’와 ‘다원화’는 네트워크 인프라 시설을 2개 이상 독립 거점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MMORPG는 장르 특성상 플레이어들끼리 소통이 잦고 관계도 끈끈하다. 글로벌 환경에서도 온전한 MMO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엔씨소프트는 AI 번역 기술을 도입했다. 특히 단순히 문장을 번역하는 것이 아닌 서비스를 지원하는 국가의 문화 자체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특징이다.
엔씨소프트는 강점을 보이던 MMORPG뿐 아니라 새롭고 다양한 장르에서의 도전도 예고했다. 장기간 R&D에 공을 들여온 AI, 디지털 휴먼 분야에서도 결실이 나타나며 빛을 보고 있다.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DC) 2023'에서는 김택진 최고창의력책임자(CCO)를 기반으로 제작된 디지털 휴먼이 공개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디지털 휴먼 '김택진'은 텍스트를 입력하면 특정인 목소리로 변환하는 'Text-to-Speech', 대사나 목소리를 입력해 상황에 맞는 얼굴 애니메이션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Voice-to-Face' 등 AI 기술을 활용해 실사 수준 퀄리티를 구현했다.
한편 엔씨소프트의 R&D 현황과 비전은 지난 4일 공개한 다큐멘터리 R&D 다큐 3부작 ‘THCH Standard’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게임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보안, 인프라, AI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자들이 직접 소개하는 R&D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