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兆 발행 폭탄 은행채, 돈맥경화 어쩌나

입력 2023-05-0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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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4월 12조7800억 원 발행…올해 월별 발행액 최대
2분기 은행채 만기 규모 62兆…1분기比 30%↑
차환 물량 쏟아지면…자금시장 ‘블랙홀’ 등극하나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자)

우량채에 속하는 은행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당장 만기를 코앞에 둔 은행채도 늘어나면서 비우량채인 일반 기업들의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는 올해 4월까지 총 46조3600억 원 발행됐다. 지난해(45조7800억 원)보다 5200억 원 늘어난 규모다.

은행채는 1월(9조9100억 원) 이후 매달 10조가 넘는 발행액이 이어졌다. 2월(12조1100억 원), 3월(10조600억 원), 4월(12조7800억 원) 등 4월은 올해 중 가장 높은 월별 발행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는 은행채의 발행 한도가 올라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하자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 한도를 만기 물량의 100% 이내로 제한했었는데, 지난달부터 125%로 확대해서다.

만기 도래 예정인 은행채 규모도 상당하다. 2분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 규모는 62조8611원에 달한다. 1분기(48조7008억 원)보다 30%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만기가 커졌다는 것은 차환 물량이 쏟아져 앞으로도 발행량이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통상 만기 도래 후에는 차환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채는 신용등급이 AAA급인 초우량채로, 차환 시 투자 수요가 쏠릴 공산이 크다. 이 경우 은행채가 채권 시장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드려 다른 일반 회사채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미 비우량채는 앞서 한국전력 등 우량채가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는 분위기다. 특히 건설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지속하면서 미매각이 속출하고 있다. 앞서 KCC건설(A-)의 경우 900억 원 규모의 건설채를 발행했는데, 770억 원이 미매각됐다.

시멘트 생산업체 쌍용C&E(A)는 총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조달하려 했으나, 30억 원이 미매각됐다. 건자재를 생산업체 동화기업(A-)도 총 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대한 수요예측에서 80억 원이 미매각됐다.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략부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제한되었던 은행채 발행한도도 완화돼 초우량물 발행이 단기간 집중될 경우 금리(스프레드) 상승이 예상된다”며 “시장 전반의 금리 레벨이 상승한 후, 차상위 등급으로 수요가 단계적으로 이동함에 따라 하위등급 회사채 수요가 구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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