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RC 파산에 97% 손실…‘피눈물’ 나는 불개미 어쩌나

입력 2023-05-0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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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차익 노리고…서학개미 美은행주 ‘줍줍’
폭락한 FRC, 거래 정지에 투자자 손실 불가피
전문가 “펀더멘털‧주주환원 여력에 초점둬야”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모습. (샌프란시스코/로이터연합뉴스)

파산 위기에 몰렸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C)이 JP모건에 인수되는 등 은행 파산 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수익을 노리고 미국 은행주에 투자한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들이 울상이다. 관련 온라인 종목 토론방에서는 일주일 동안에만 수천만 원 손절매했다는 등의 글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올해 FRC를 9515만8850만 달러(약 1275억 원) 순매수했다. 올해 해외주식 순매수액 중 7위를 기록한 규모다.

서학개미는 이외 은행 관련 상품도 사들여 관련 상품들이 순매수세 50위 안에 들었다. 같은 기간 ‘BMO 마이크로섹터 US 빅뱅크 인덱스 3X 레버리지’(BNKD) 상장지수증권(ETN)은 2647만 달러(약 355억 원) 순매수했다. 이 상품은 미국 대형은행 종목의 주가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ETN이다.

미국 지역은행 주가를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리저널 뱅크 불 3X 셰어스’(DPST) 상장지수펀드(ETF)도 1499만 달러(약 201억 원) 순매수했다.

이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은행주 등락폭이 커지자 단기 차익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이 몰린 양상으로 풀이된다. 실제 SVB 은행이 파산한 3월 미국증시에서 FRC는 순매수액 2위(1억0153만 달러)를 기록했다.

4월에는 은행 리스크가 심화하면서 ‘하따’(하한가 따라잡기)를 노린 경우가 줄어들어 높은 순매수세를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관련주가 폭락하면서 ‘눈물의 손절매’에 나선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BNKD를 제외하고는 수익률은 급락세다. 만일 올해 종가 기준 FRC를 가장 고점(147달러)에 매수했다면, 거래가 중지된 현재(3.51달러) 기준 97.6%가 넘는 손실 발생한 셈이다. DPST도 고점(29.34달러)에 매수했다면 현재 78% 넘게 손실을 보는 상황이다.

한편 JP모건은 FRC의 우선주와 회사채를 인수하지 않기로 하면서 주식 투자자들의 손실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공격적인 은행주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FRC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향후 도래 예정인 침체 여파에 따른 추가적인 펀더멘털(기초체력) 리스크가 가중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중소형 은행들의 피해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은행주 투자 시 종목 선택에 있어 밸류에이션 매력도보다는 펀더멘털 안정성과 주주환원 여력에 초점을 둘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송주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사태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대응 여력의 30% 가까이 소진했고, 은행들의 대출 여력과 수익 창출 여력은 많이 훼손됐다”며 “현시점부터는 고민과 경계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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