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마켓을 정조준하는 국내 보툴리눔 톡신 대표 주자들이 생산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선제적 생산 설비 확충으로 수요 확대에 대비, 빈틈없이 기회를 잡을 계획이다.
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글로벌 3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과 유럽,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미용 목적은 물론 치료 목적까지 지속해서 커지는 보툴리눔 톡신 수요에 맞춰 한발 앞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 시장을 뚫은 대웅제약은 1000억 원을 투자해 ‘나보타’ 3공장을 짓는다. 1300만 바이알 규모로 2024년 준공 예정이다. 3공장이 가동하면 나보타 생산 능력은 최대 1800만 바이알로 확대된다. 대웅제약은 공정 설계를 최적화해 생산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낸다는 방침이다.
나보타는 지난해 142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대웅제약의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은 1099억 원으로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며, 1년 만에 123.3% 성장했다. 대웅제약은 미국과 유럽에 이어 중국 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60%에 달하는 치료 적응증 시장에 2027년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대규모 설비 증설을 결정했다. 액상형·지속형·마이크로니들 등 제형 다변화도 꾀할 계획이다.
글로벌 3대 빅마켓 중 미국 시장 진출을 남겨둔 휴젤은 지난해 준공한 3공장의 밸리데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3공장은 1공장의 10배인 800만 바이알을 생산할 수 있다. 3공장의 생산이 시작되면 최대 생산 능력은 약 1300만 바이알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가장 먼저 중국 시장에 진출한 휴젤은 ‘레티보’의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히알루론산 필러(HA) 허가까지 받으면서 보툴리눔 톡신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관건인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는 내년 하반기로 전망된다. 3공장의 본격적인 생산 시점도 내년으로 예상된다.
휴젤 관계자는 “3공장은 미국과 중국, 유럽을 모두 염두에 두고 지은 설비”라면서 “FDA의 보완 요구를 완벽하게 준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2공장을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MT10109L’의 전용 생산 시설로 마련했다. 액상형은 분말형과 달리 희석이 필요 없어 감염의 우려를 줄이고, 정량 투여가 가능해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으로 꼽힌다.
2공장은 5000억 원 규모의 MT10109L 생산이 가능하다. 1·3 공장을 합치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최대 생산 능력은 약 1조1600억 원 규모다.
메디톡스는 연내 MT10109L의 미국 허가를 신청한다.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빅마켓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성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모르도르 인텔리전스는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을 2022년 기준 53억 달러(약 6조 원) 규모로 집계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9.5%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