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가 출범 5년 만에 매출 200억 달러를 넘어섰으나 ‘슈퍼갑’ 대만 TSMC를 따라잡기엔 갈 길이 멀다.
7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208억 달러로 집계됐다. 옴디아가 삼성 파운드리 매출을 집계한 2018년(117억 달러)과 비교하면 출범 5년 만에 매출이 2배가 된 것이다. 삼성 파운드리의 2018∼2022년 5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15.6%다.
다만,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 TSMC를 따라잡으려면 여전히 문턱이 높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8.5%로, 삼성전자(15.8%)와 42.7%포인트 차이가 난다. 지난해 3분기(40.6%포인트)에 비해 격차가 더 벌어졌다. TSMC가 반도체 칩 가격을 높이면 칩 제작을 의뢰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은 그만큼 큰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주요 팹리스들이 TSMC 발주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등 TSMC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슈퍼갑’으로 불린다.
삼성전자는 5년 안에 TSMC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지난 4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강연에서 5년 안에 TSMC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경 사장은 “파운드리는 TSMC가 우리보다 훨씬 잘한다”며 “냉정히 얘기하면 4나노 기술력은 우리가 2년 정도 뒤처졌고, 3나노는 길이 다르지만 1년 정도 뒤처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나노로 가면 TSMC도 GAA로 갈 텐데 그때가 되면 (TSMC와) 같게 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면 2분기에는 1분기 대비 실적이 소폭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최신 공정인 4나노(㎚, 10억분의 1m) 공정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 파운드리는 퀄컴의 새로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를 4나노 기반으로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의 4나노 수율은 75%로 전년 대비 큰 폭의 개선 추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한다”며 “2세대 GAA(Gate-All-Around) 공정 양산이 순조롭게 이뤄져 대만 TSMC와의 기술격차가 크게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3년∼2027년 파운드리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을 7.5%로 예상했다. 올해 파운드리 시장은 1224억 달러 규모로, 지난해 1305억 달러 대비 6.2% 감소할 것으로 봤지만, 2024년에는 1375억 달러로, 2022년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