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고집에 금리 계속 낮춰 리라화 가치 추락
전문가 “정권 교체 무관하게 시장 신뢰 회복 힘들다”
아르헨티나, CPI 상승률 100% 돌파
“파키스탄, 신흥국판 은행 위기”
튀르키예 대통령 선거는 14일 열린다.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추락한 리라화 가치에 현지에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권의 실각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튀르키예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다소 비전통적인 경제 논리를 추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통화 당국의 독립성을 외면한 채 자신의 입맛에 따라 중앙은행 총재를 여러 차례 바꾸기도 했다. 그 결과 튀르키예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해 80%대까지 치솟았다. 이후 꾸준히 하락해 4월 40%대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경제 불안에 리라화 가치는 폭락세다. 달러·리라 환율은 1년 전 14리라 선에서 현재는 20리라에 육박하고 있다. 급기야 경제인 단체마저 “경제학에 기초한 정책으로 복귀하라”며 정부를 공개적으로 질타했다.
펀드운용사 GAM의 폴 맥나마라 EM 투자부문 이사는 “튀르키예는 잘못된 위치에 놓인 변수가 많다”며 “이 변수들을 올바른 자리에 놓는 것은 기괴할 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조건 미충족을 이유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지원이 중단된 파키스탄은 10월 총선이 있다. 앞서 의회가 지난해 4월 경제 파탄의 책임을 물어 임란 칸 총리를 축출한 뒤에도 파키스탄은 여전히 경기 둔화의 늪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르네상스캐피털의 찰스 로버트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가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선거는 디폴트(채무불이행)가 가까워진 파키스탄의 총선”이라며 “미국에선 다음으로 파산될 대형 지역은행이 어디일지 모두가 관심을 가진다. 신흥국 시장에선 파키스탄이 미국 대형 지역은행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투자운용사 GW&K의 누노 페르난데스 펀드매니저는 “투자자는 작은 국가에 투자할 정보나 용기가 부족하다면 중국이나 인도와 같은 큰 기회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