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 어두운 전망…경기 후퇴 확률 커져”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이날 은행 대출 담당자 설문 조사에서 1분기 은행의 대출 기준이 강화하고, 대출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대·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 조건을 강화한 미국 은행의 비율은 전 분기(44.8%) 대비 1.2%포인트(p) 오른 46%를 기록했다. 소기업용 대출 기준을 강화한 은행의 비율도 전 분기 43.8%에서 46.7%로 상승했다.
대출 수요는 금융 위기 때인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대·중견 기업의 대출 수요가 약해졌다고 보고한 은행의 비율은 전 분기 31.3%에서 55.6%로 급등했다.
은행들은 대출 기준을 강화한 이유로 불확실한 경제 전망(97%), 유동성 저하 및 개선의 필요성(57%), 담보 가치 감소(69%) 등을 꼽았다. 기준금리 인상이나 예금 유출 우려에 따라 수중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출을 꺼리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은행권의 스트레스가 광범위한 신용 경색을 불러 경기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더욱 키운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의 마이클 캔트로위츠 수석 투자 전략가는 “대출 기준 강화가 확인되면서 경기 후퇴 진입 확률이 더욱 높아졌다”며 “확실한 것은 없지만 이러한 전망을 부정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도 “대출의 공급과 수요 중 어느 쪽을 보더라도 이번 조사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 역시 이날 금융 안정 보고서에서 “경제 전망, 신용 질, 자금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은행과 금융 기관의 신용 공급을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며 “급격한 신용 위축은 기업과 가계의 자금 조달 비용을 늘리고, 경제 활동을 잠재적으로 둔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장과 비즈니스 담당자들 사이에서 신용 경색이 시작되고 있다는 분위기가 확실히 감지되고 있다”며 “이는 경제를 둔화시킬 우려가 있어서 통화정책 설정 시 절대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