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0%, 기아 13%까지…고정비 절감 덕분
높은 영업이익률 바탕으로 전기차 경쟁력 기대돼
최근 연이어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현대자동차·기아가 2025년까지 수익성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양사는 높아진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전기차 경쟁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완성차 업계는 내연기관차의 투자회수기에 접어들며 영업이익률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본격적인 전기차 전환을 앞두고 내연기관차 시설 투자, 신차 연구·개발, 자연스러운 인력 조정 등 내연기관 관련 투자가 줄어들며 비용 지출이 줄어든 덕분이다.
현대차·기아 역시 영업이익률이 상승 중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취임하던 2020년 4분기 현대차의 분기 영업이익률은 5.6%에 그쳤으나 올해 1분기에는 2013년 3분기(9.7%) 이후 분기 기준 최고인 9.5%를 기록했다.
이 기간 기아의 영업이익률은 7.6%에서 12.1%로 높아졌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최고 수준으로,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1.4%를 넘어선 영업이익률이다.
현대차·기아가 이처럼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전기차 전환을 앞두고 내연기관차 투자회수기를 맞아 고정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건설했거나 건설 중인 일부 전기차 전용 공장을 제외한 대부분 글로벌 공장은 가동 시기가 8~10년으로 감가상각이 완료됐다. 또 현대차의 경우 2026년까지 약 1만5000명의 직원이 은퇴하는 등 향후 인건비도 자연스레 줄어든다. 수직 계열화 등 현대차그룹만의 생산 방식도 또 다른 강점이다.
중장기적으로도 현대차·기아는 영업이익률 고공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2025년까지 양사의 차량 대당 이익이 극대화하며 현대차의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은 2025년 10%로, 기아의 영업이익률은 13.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기아는 고정비 절감으로 높아진 영업이익률을 무기로 향후 전기차 시장 경쟁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전기차 시장 판매 1위(중국 시장 제외)인 테슬라의 경우 높은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쳐왔다. 지난해 테슬라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16.8%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평균 8.1%를 두 배 이상 넘어섰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지난해부터 연달아 차량 가격을 인하했음에도 올 1분기 11.4%라는 좋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차·기아 역시 향후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경우 테슬라와 비슷한 가격 정책을 펼치는 등 적극적인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돼 전기차 시장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가격 경쟁 시대에는 경쟁이 고정비 싸움으로 변화된다. 결국 내연기관차의 수익성이 높을수록, 전기차 수익성도 높아지게 된다”며 “매출액 대비 고정비 비중이 가장 낮은 현대차·기아의 수익성 향상이 2025년까지 가장 돋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