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취임 1주년을 거창한 행사를 치르지 않고 보냈다. “잘난 척하는 행사는 국민에 예의가 아니다”라는 윤 대통령이 밝힌 방침에 따른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첫 일정으로 국무위원, 국민의힘 지도부 등과 함께 서울 동작구 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내각에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여당에선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용산 대통령실에선 김대기 비서실장을 위시해 총 47명이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참배 후 방명록에 “위대한 국민과 함께 자유와 혁신의 나라, 세계 평화와 번영에 책임 있게 기여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적었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SNS에는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1년이었다. 앞으로도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현충원을 떠난 뒤에 별도 기자회견은 가지지 않고 동행한 국무위원, 당 지도부와 함께 ‘잔치국수 오찬’을 가졌다. 잔치국수를 식사 메뉴로 택한 건 자축하는 분위기는 피한다는 윤 대통령의 방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2일 대통령실 청사 앞 ‘파인그라스’에서 출입기자단과 만나 “용산 스태프들(참모진)에게 자화자찬은 안 된다고 해놔서 여러분과 맥주나 한 잔 하면서 이야기하는 간담회면 모르겠는데 성과 자료를 쫙 주고서 잘난 척하는 행사는 국민 앞에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윤 대통령 일행은 이후 대통령실 청사 기자실을 함께 찾아 취재진을 만나기도 했다. 이들은 기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안부를 물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가 발전을 위해 좋은 지적을 해준 여러분 덕분에 지난 1년 일을 나름대로 잘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이 맞이하는 1년도 언론이 정확하게 잘 짚어주시고, 방향이 잘못되거나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늦다 싶을 때 좋은 지적과 정확한 기사로써 우리 정부를 잘 이끌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단된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회견) 재개를 요청하는 취재진의 요청이 나왔는데, 윤 대통령은 이에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