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국가가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고, 이런 현상은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서비스로봇은 필수 불가결한 존재가 될 것이다.”
정호정 알지티(RGT. Robot Global Team) 대표는 1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서비스로봇 수출국을 현재 6개국에서 내년까지 10개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로봇 기술 개발과 제도 도입 속도가 빠른 미국, 고령화로 인해 높은 수요가 예상되는 유럽 시장 등을 발판 삼아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알지티는 서비스로봇 개발·제조 기업으로 2018년에 창업한 5년차 기업이다. 대표적인 제품은 ‘써봇’이다. 서빙을 비롯해 주문, 결제 등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로봇으로 완전 자율주행 기능을 갖췄다.
정호정 대표는 “대학생 시절 미국에서 인력난를 겪는 고모를 보면서 서빙을 도맡는 로봇을 구상했다”며 “마침 대학에서 험지 자율주행로봇을 만든 경험이 있어 2016년부터 연구개발을 시작했고, 2년 뒤 알지티를 창업했다”고 말했다.
써봇은 100%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2018년 1세대, 이듬해 2세대, 2020년 3세대 개발로 진화를 거듭했다. K스타트업 대회 장관상을 수상했고, 부산 스마트빌리지 내 로봇카페 운영 사업자로 선정됐다.
알지티 서빙로봇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자율주행과 회피주행이다.
정 대표는 “서빙로봇에 탑재되는 라이다 센서는 서빙로봇의 자율주행을 가능케 하는 필수 부품이다”며 “중국산 저가 로봇의 경우 라이다센서와 함께 천장에 마커를 설치해야 작동이 가능하지만 알지티는 이런 인테리어 공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 탑재된 360도 라이다 센서와 3D카메라가 스스로 공간을 인식, 사각지대 없이 자율주행 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라이다 센서는 빛에 민감하다. 대리석 바닥, 스테인리스 재질, 통유리 등 투명하거나 반사되는 인테리어 환경에선 오작동률이 크다. 알지티는 알고리즘과 맵핑 기술 개발로 이를 최소화 했다. 또 발생할 움직임을 예측·회피하는 기능을 탑재,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기존의 판매시스템(POS), 주방모니터(KDS), 키오스크, 진동벨 등 다양한 외식업 시스템과 연동도 가능하다. 알지티는 이같은 기술과 관련해 모두 5개 특허를 취득했다.
현재 써봇은 음식점뿐 아니라 스크린골프장, 헬스장, 요양시설, 마트, PC방 등 사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는 “작년 12월 매출액이 직전연도 동기 대비 6배 이상 급증했다”며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3~4배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으로 병원, 백화점 등 사용처를 더 넓힐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사업도 강화한다. 현재 써봇은 미국과 일본, 캐나다, 호주, 아랍에미리트, 말레이시아 등 6개 국에 공급된다. 내년까지 이를 10개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초점은 미국과 유럽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현재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지역은 미국”이라며 “미국은 로봇에 대한 인식과 수용이 빠르고, 이미 2016년부터 개인배달장치법을 제정해 20여 개 주가 자율주행로봇을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시장에서도 세를 키울 전망이다. 그는 “유럽은 고령화가 워낙 빠르고, 이직률이 높다. 서비스업 현장 곳곳이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했다. 서빙로봇에 대한 수요가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알지티는 최근 CE 인증을 받는 등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CE 인증은 안전, 건강, 환경 및 소비자 보호와 관련한 유럽연합(EU) 이사회 지침의 요구사항을 모두 만족한다는 의미의 인증이다.
정 대표는 “현재 서빙로봇은 외식업장에서 음식을 배달하는 푸드테크 수단이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서비스산업 현장 곳곳에서 활약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