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집권할 경우 2033년까지 장기 집권할 수 있어
클르츠다로을루, 승리시 사회ㆍ경제 전반 변화 예상
튀르키예 대통령 선거에서 양측 후보가 과반 득표율을 얻지 못하며 오는 28일 결선투표로 최종 승자를 가릴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튀르키예 현지 국영방송인 TRT에 따르면 개표율 96.9%가 넘은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9) 현 대통령의 득표율은 49.6%를 기록했다. 초반 50%대에서 점차 떨어진 것이다.
반면 케말 클르츠다로을루(74) 공화인민당(CHP) 대표의 득표율은 44.6%를 기록했다. 개표율이 100%가 된 후에도 과반 득표율을 얻은 후보가 없으면 상위 2명의 후보가 28일 결선 투표를 하게 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개표 초반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와 두 자릿수 이상 격차를 벌리며 앞서나갔지만, 개표 후반 득표율이 50% 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클르츠다로을루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격차를 대폭 좁혔다.
개표 후반 들어서 양측의 득표율이 비슷한 수준을 보이자 서로 우세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공화인민당은 야당 선호 지역에서 개표가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트위터에 선거 감시 자원봉사자들에게 "마지막까지 투표함에서 벗어나지 말라"고 호소했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비슷한 요청을 했다.
앞서 야당 대표 3명이 사퇴하고 표 분산 우려가 사라지며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한층 유리해지면서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는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에르도안 대통령을 소폭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이번 튀르키예 대선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이목이 집중됐었다. 튀르키예가 유럽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추기 5년 임기를 보장한 헌법에 따라 2033년까지 30년까지 장기집권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그는 2003년 이후 20년간 국정을 이끌어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한때 정치에서 소외받아 왔던 이슬람 보수층과 지방의 중저소득층의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40%가 넘는 인플레이션율과 5만 명 이상이 희생된 2월 대지진에서의 미흡한 대응 등으로 여론이 악화한 상황이다.
그가 재집권하게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등 친러시아 노선도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집권할 경우 튀르키예 경제와 사회 전반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친서방 정책을 통해 유럽연합(EU)과 나토 관계 회복에도 나설 가능성도 크다.